찔레꽃과 붉은 악마
찔레꽃과 붉은 악마
  • 뉴스서천
  • 승인 2002.06.27 00:00
  • 호수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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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난리다. 40여년 간의 숙원인 16강 진입을 했고 8강 고지를 넘어서는 열광 속에 붉은 악마와 온 국민이 열광의 도가니 속에 빠져 있다.
제주에서 강호 폴란드를 물리쳐 월드컵 사상 첫 승을 올려 기염을 토하고, 인천 문학구장에서 피파 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해 3백만 응원의 열광의 도가니 속에 들끓게 했다.
어디 그 뿐이랴. 대전에서 피파 랭킹 6위인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더니 급기야 5백만의 붉은 셔츠 속에 4강에 올라 4천7백만의 열광을 낳게 했으니 월드컵 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온 국만이 열광의 도가니 속에 빠져 밤늦도록 전국의 곳곳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축하의 열광 속에 빠져들어 갔다. 더구나 미주 구라파 동남아 등 해외 곳곳에 있는 5백만 동포들이 필승 대한민국을 연호하면서 환호하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다.
그 어느 때 어느 누가 이렇게 온 국민이 흥분의 도가니 속에 열광케 한 때가 있었으며 그 어느 때에 이렇게 온 국민을 하나가 되게 한 때가 있었던가.
더구나 경기장은 물론이요 대형 텔레비전이 설치된 곳이면 어디고 묽은 악마의 묽은 티셔츠의 물결 쳐 열광하고 있다. 업체에서는 포상광고가 넘치고 맥주집에서는 축하 맥주를 공짜로 나누어주어 기쁨을 배가하고 있다.
특히 50만명이 모이는 광화문 시청 앞 광장이나 10여만명이 모이는 대학로는 응원의 명소가 되고 야구경기장 동대문운동장 경마장 등이 붉은 티샤츠가 물결치는 응원장으로 변모한 것에 온 세계가 놀라고 있다. 이러한 열광 속에 한국의 이미지는 세계에 펼치어 17조원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한편 농촌은 아주 평온하며 조용하다. 방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손뼉을 치고 기뻐는 한다. 하지만 들판은 심은 모가 자라 파랗고 산은 신록을 푸르러 온통 푸른색의 천지를 이루고 있다. 지난번 지방자치 선거도 끝나 폭풍이 다 지나가 한가한 농촌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물론 밭갈이는 하우스 농장으로 계절의 영향이 없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농가에서는 논농사는 물론 밭농사도 옛 그대로 짓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올해는 농사일에 날씨를 걱정할 일은 없을 정도로 편안하게 농사를 짓도록 날씨가 순조로웠다.
들이나 골짜기의 논에 나가보면 기분이 좋은 시절이다. 파랗게 들이 푸른색으로 짙어가 안온한 마음을 준다. 이럴 때 논 언덕이나 계곡의 산길 옆에 하얗게 핀 찔레꽃을 볼 수 있다. 그 노랑 꽃수레에 하얗게 다닥다닥 피어 있는 찔레꽃이 청순하고 수수한 시골 아가씨같이 보여 동네 처녀들이 귓가에 찔레꽃을 꽂고 다닌다.
월드컵 열기와는 딴판인 찔레꽃이 들뜬 가슴을 식혀주고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월드컵과 찔레꽃은 붉은 티로 뒤덮인 한반도를 다시 평화롭고 안온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한다. 찔레꽃의 청순함이 바로 월드컵 열기의 아름다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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