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 씩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세요.”
지난 해 내가 맡은 4학년 아이들에게 내주었던 숙제였습니다.
“에이- 그런 말을 어떻게 해요.” 하는 남자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저는 날마다 해요.”하는 여자 아이도 있었습니다.
“숙제니까 꼭 하도록 하세요. 잘 지켰는지 부모님께 확인해 볼 겁니다.”
일주일 후 숙제 검사를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고맙다고 하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웃으셨어요.”
“용돈 떨어졌냐고 물으시던데요.”
“저희 엄마는요, 징그럽다고 하셨어요.”
▲ 문영 칼럼위원 | ||
우리 선조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말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사랑은 말이고 행동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기야 덤덤하던 마음도 ‘사랑한다.’하고 말로 표현하면 좀 더 각별한 의미가 느껴지게 되지요.
어렸을 때는 누구나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랍니다. 그러나 자식들을 위한 사랑으로 넘치던 부모는 어느새 메마르고 늙으셔서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바로 그 때 자식들이 부모를 많이 사랑해 드려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평소에 습관들이지 않고 전혀 사용하지 않던 “사랑해요.”하는 말이 쉽게 나와질까요? 마음과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랑해요.”하고 말하며 행동하면 분명히 더 좋아하실 것입니다. 나이 들면 아이가 된다잖아요.
금년에는 아직 ‘사랑해요, 말하기’ 숙제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사랑해요.’라는 말에서 아직 멀어지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네 현실을 생각하면 딱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 쌀쌀해지는 요즈음 다시 숙제를 내주어야겠습니다.
“하루에 한번 씩 부모님께 사랑하다고 말씀드리세요. 그리고 꼭 안아드리세요. 일주일 후에 숙제 검사를 하겠습니다.”
"칼럼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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