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의 교훈
<로마인 이야기>의 교훈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3.23 00:00
  • 호수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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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장 15년 동안 진행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대장정이 끝났다. 제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가 출간된 것이 1992년이었고, 제15권 ‘로마 세계의 종언’이 출간된 것은 2006년이었다.

이 책을 국내에 소개한 한길사는 번역판 15권 완간 기념으로 인간개발연구원과 손잡고 ‘로마스쿨’ 등 <로마인 이야기>를 소재로 활용하는 리더십아카데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시인 괴테는 ‘당신이 만약 로마사를 읽게 되면 황제가 된 느낌을 가지고 읽어라’고 했지만 <로마인 이야기> 제15권이 출간되기도 전에 이미 한국에서는 250만권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일본에서보다 인기가 많았다. 1000년 로마사를 이끌어온 로마의 지도자들이 보여준 뛰어난 리더십을 우리 국민들이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봤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폼페이우스와의 내전이 끝난 후 카이사르가 즉석연설을 통해 종전을 선언하면서 남겼던 말이다. 몇 마디의 말로 역사의 변혁을 완벽하게 설명한 그의 연설에서 알 수 있듯이, 1000년 로마사를 빛낸 카이사르의 영웅적인 리더십은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하기 위해 이탈리아 고등학교 교과서를 읽다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 자질 5가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첫 번째 지력, 두 번째 설득력, 세 번째 육체적 지구력, 네 번째 자제력, 다섯 번째 의지 관철력이 바로 그 목록이다. 이어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사를 이끌어온 영웅적 리더 중에서 이 5가지 리더십 자질을 고루 갖춘 인물은 카이사르가 유일했다고 강조했다.

이 글을 쓰고 있던 날 아침 우연히 라디오의 시사프로를 들었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적나라하게 방송되고 있었다. 로마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5가지 리더십 자질을 무색케 하는 정치지도자들의 분열과 갈등의 소리를 들으면서 올해 대선이 평화와 번영과 행복 그리고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어머니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산모의 산고를 통해서만 새 생명은 태어난다. 그리고 칠흑처럼 캄캄한 밤이 지나야 찬란한 새벽의 여명이 밝아온다. 그렇듯이 한국 정치가 혼돈을 극복하는 동시에 새 시대의 패러다임에 걸맞는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바란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려면 우리 국민들이 위대한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에 지배받는 선택보다는 자기를 둘러싼 이웃의 행복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을 실현하는 길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왕도임을 깨닫는 그런 선택을 해야겠다.

우리는 올해 대선에서 어떤 자질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행복한 삶의 표본을 보여주는 지도자를 선택해야겠다. 2007년을 그러한 인물을 선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한해로 정하자. 우리 국민과 나아가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존경과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선택하는 안목을 기르도록 하자. <로마인 이야기>가 무심하게 읽혀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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