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함께 생활하는 양헌철 씨
야생화와 함께 생활하는 양헌철 씨
  • 이숙자 기자
  • 승인 2007.05.25 00:00
  • 호수 37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절별 꽃향기가 머무는 동화 같은 집
비인 월명산 자락의 첫 관문에 자리한 양헌철 씨(47세·비인면 성내리)네는 사계절 꽃을 감상할 수 있는 하나의 식물원을 연상케 한다.

   
▲ 붉은 인동초를 돌보고 있는 양헌철 씨
양 씨는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20대 후반까지 철원에서 생활했으나 직장인 한전산업개발(주)의 부름을 받아 이곳 비인에 보금자리를 틀게 되면서 비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비인으로 이사 온 후 체력단련을 위해 쉬는 날이면 월명산을 찾았는데 산에 올라가 보니 난이 많아 채취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금기시되는 채취가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20년 전의 일이다. 그들이 하나 둘씩 쌓여가는 재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분재와 수석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다방면으로 물색하는 등 수집을 위해 바삐 움직였다.

또한 양 씨는 강원도 사람이지만 지역의 행사에도 열성이어서 비인면 체육회 총무 8년, 테니스회 총무로 10년간 책임 있는 직책으로 동호회를 이끌었다.

그러던 중 양 씨는 산에서 발을 헛디디면서 추락해 허리 부상을 입게 되었다. 그 후부터 수집을 포기하게 된 양 씨는 집에 조그마한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각종 야생화의 배양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150여 평의 작지 않은 뜰에 각종 야생화와 분재, 수석이 어우러진 한 폭 아름다운 경관 속에서 각종 꽃들이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월명산을 찾는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이 꽃구경을 하기위해 가끔씩 찾아온다고 한다.

그럴 때 양 씨는 반갑게 맞으며 같이 구경하고 꽃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이며 나누어주기도 하는 등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그러나 자식처럼 보살펴온 꽃이기에 판매는 하지 않으며 집안의 보물로만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양 씨는 “뜰에 있는 이렇게 많은 화초를 가꾸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며 “요즘에는 2일에 한번 씩 물을 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여름철에는 3일만 물을 주지 않아도 말라 죽고 만다”며 “화초를 보살피기위해 먼 곳에 출타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양 씨는 “성격이 각기 다른 화초를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 씨의 경우에도 그렇게 많은 종류의 화초를 키워 봤어도 지금도 파악이 되지 않는 것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양 씨의 노력에 의해 150여 평의 화초가 잘 자라나 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조만간 옥상에 새로운 정원을 만들 계획이다.

양 씨는 산야초 회원 21명 중 한사람으로 이들은 한 달에 한번 모임을 통해 야생화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없는 꽃은 교환하며 지낸다.

양 씨가 20여 년간 야생화와 함께하면서 터득한 것은 “야생화는 꽃이 진후 가지와 잎이 없어져 빈 화분만 남겨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은 걸로 착각해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은 야생화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빈 화분 속에서 고초를 감내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란다.

“차분하게 1년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 있는 사람만이 야생화를 키운다”며 명언을 남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월명산에 오르다 산 문턱에 자리한 갖가지 야생화로 수놓은 양헌철 씨의 정원을 한번쯤 들여다보면 꽃도 주인도 반겨 맞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쁨두배황후 2007-06-29 08:15:42
야생화에 관심이 많으시군요..참 보기 부럽습니다~

나그네 2007-06-03 16:49:51
대단히 수고가많으시겠네요, 야생화 한번구경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