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소통케 하라
금강을 소통케 하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6.22 00:00
  • 호수 3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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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자연환경과 열성적인 국민성을 가진 대한민국은 굶어 죽는 사람은 없어진 듯하다. 또 체해서 죽었다는 소식도 들어본 지 오래다. 오히려 먹을거리가 변변치 않았던 시절에는 급체로 죽은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급히 먹으면 체해서 심폐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죽음에 이른 것이다. 어느 한 부위가 잘못되면 연관된 부위와 기능에도 이상이 온다. 이를 ‘합병증’이라 한다.

우리 몸에 혈관이 있다면 땅에는 강이 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4대강은 모두 곳곳이 막혔다. 서천의 동남쪽을 아우르는 금강 역시 1988년에 완전히 틀어 막혔다. 20년 넘게 체증에 걸려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강의 병세는 극에 달하고 있다. 강바닥은 매년 10cm이상 토사가 쌓이고 있으며 또 썩어가고 있다. 이런 금강의 병세는 합병증을 일으켜 그 영향이 장항 앞바다의 생명력을 위협하고, 나아가 서천경제의 숨통을 졸라매기에 이르렀다.

지난 18일 나소열 군수는 정부대안사업 현장조사차 영국을 다녀와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천을 생태원과 해양자원관을 토대로 바이오산업을 유치해 ‘생태산업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략사업단을 설치하고 새로운 발전종합계획을 세우겠다는 말도 했다. 바야흐로 서천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하겠다.

단호히 말하건데 어느 국한된 시설을 위주로 서천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금강을 소통시키지 않고서는 서천의 병증은 치료할 수 없고 생태를 논할 수 없다.

‘장항산단’이라는 말이 이제는 ‘정부대안사업’이라는 말로 교체됐다. 정확히 표현하면 ‘장항산단 정부대안사업’이겠지만, 서천군은 신속하게 ‘장항산단’이라는 말을 싹둑 잘라냈다. 이처럼 공직사회가 이례적인 신속함을 보일 때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상부의 지시, 조직의 명령이다. 두 번째는 실정임을 눈치체고 화살이 날아오기 전에 속히 발을 빼자는 것이다. 이제 눈앞 상황에 급급히 대처하는 행정은 버려야한다.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 낸 과거에 과오가 있다면 깊이 반성해 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않는 법이다. 또 반성하는 자에게는 돌팔매질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대통합 논의구조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기본 조건이다.

그동안 장항갯벌매립을 전제로 한 산업단지 착공에 대해 오직 뉴스서천만이 부정적인 논조로 일관해 오면서 많은 아픔을 겪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이 아니었다. 기획취재를 통해 금강의 병증을 알리고 우리의 모델이 된 일본의 방조제 현장 등을 보도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또 정부의 대안이 나왔을 때는 원론적으로 환영했다. 그리고 결과는 뉴스서천이 지향한 바대로 됐다.

이런 신문을 향해 ‘광고할 때만이라도 논조를 부드럽게 해달라’는 군 홍보담당의 말은 이해는 가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적어도 서천군이 새로운 발전방향을 찾는다면 이런 구태의연한 사고까지 버려야한다. 공직자들이 보다 큰 가슴으로 민의와 여론을 수렴해 창조적인 행정을 펼치기 바란다.

앞으로도 광고수주를 못 받으면 못 받았지 약이 되는 쓴 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뉴스서천은 돈 몇 푼에 웃음을 팔고 몸을 파는 텍사스촌의 창녀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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