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군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7.06 00:00
  • 호수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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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정치, 활기찬 정치를 지향 하겠습니다’ ‘언제나 열린 마음,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모두가 잘사는 서천, 모두가 행복한 서천을 만들겠습니다’ ‘좋은 세상 깨끗한 정치를 위해 군민들의 귀와 발이 되겠습니다’ ‘군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집행부로부터 존중받는 의회가 되겠습니다’ 이 얼마나 뿌듯한 말인가. 1991년 4월 15일 초대 군의회부터 지난해 7월 개원한 제5대 군의회의 표어이다.

이런 군의회를 가지고 있는 서천군민들은 참으로 든든하겠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제1대와 제2대 때에는 접어두고 뉴스서천 창간 이후 직접 참여하고 지켜본 제3대 군의회부터 제5대까지를 본다면 갈수록 실망이 더해간다. 해를 더해갈수록 주민참여정치는 더욱 멀어져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군의원과 민간인이 참여하고 있는 각종 위원회는 단지 행정의 면피용, 거수기로 전락한 곳이 많다.

제4대까지는 나름대로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2006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마친 제5대는 어떠한가. 15년 세월이라는 경륜과 초선의원들의 등장 속에 기대를 걸었지만, ‘군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집행부로부터 존중받는 의회가 되겠습니다’라는 표어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제5대 의회가 이렇게 졸속으로 무기력하게 운영되는 이유를 짚어봐야겠다.

첫째는 그릇된 선거풍토에 따른 정당공천이다. 기초의원이 정당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마는 당선을 위해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정당 선택보다는 인물중심의 줄서기가 난무했다. 공천을 받기 위해 뭉칫돈이 오가고, 또 후보의 포기를 위해 입막음용 돈이 오갔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이후에는 기본적인 정당의 소신마저 버리고 중요사안에서 ‘의회의 화합’운운하며 ‘만장일치’의 후진적 민주주의로 퇴보했다.

둘째는 장항산단 착공추진 과정이다. 몇몇 의원들은 장항산단을 반대한다면서도 ‘단합된 군의회의 위상’을 위해서라며 집행부의 꼭두각시 노릇을 기꺼이 했다. 주민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행부가 원하는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경찰력을 본회의장까지 불러들이는 무기력함까지 보였다. 한번 마약에 손대면 끊기 어려운 것처럼 한 번의 꼭두각시 노릇은 중독 된 듯 지금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셋째 서천에 힘 있는 민의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또 민의를 표출하는 유력한 시민사회단체가 있었더라면 의회가 주민의 뜻을 버리고 공무원 눈치 보기에 급급하지 않을 것이다.  의회는 상급기관의 감사에 지적을 당할 때까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의 오류를 지적해내지 못하거나 지적했다손 치더라도 관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리려 주민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는데 잘한 공무원을 뽑아 상을 주기로 결정한 터이다. 서천군에서 제일 힘센 조직이 공무원조직이라는 것을 터득한 때문인가. 게다가 잔치 집까지는 찾아다니면서도 주민들의 의견이 분출되는 집회현장에는 하나같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

행정사무감사를 참관한 한 주민은  간담회인지 감사장인지 구분이 안가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농담 따먹기 하는 것도 아니고, 부드러운 분위기 연출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의원들의 말잔치, 자신들의 군민들의 뜻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면 다시 상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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