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서천의 붓을 꺾으리까
뉴스서천의 붓을 꺾으리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8.03 00:00
  • 호수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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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德)과 지(智)를 겸비한 실력 있는 스승이 훌륭한 제자를 길러낸다. 역으로 훌륭한 제자가 스승의 실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올곧은 건전한 독자와 신문의 관계도 그렇다.

정당한 구독료를 내고 신문을 읽어주는 독자가 많으면 신문은 독자들의 힘을 빌려 정론직필(定論直筆), 정정당당한 보도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정론직필을 구사하는 신문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읽는 독자가 많을 때 비판과 합의를 거쳐 건전한 여론과 사회를 형성하게 된다. 언론이 종종 질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런 믿음직한 독자를 확보하지 못한 허기에서 오는 현상 중의 하나이다. 

1999년 지역정론에 목말라 하던 몇몇의 뜻에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자·농민이 힘을 더해 만들어낸 신문이 뉴스서천이다. 그러다 보니 대표가 큰 자본을 투자한 것도 아니요, 돈 놓고 돈벌자 하는 사업도 아니다. 때문에 재정상의 어려움은 많지만 대표가 망한다고 망할 신문도 아니요, 어느 한사람이 죽이자고 덤벼들어도 죽을 신문이 아니다.

최근 나소열 군수의 뉴스서천 ‘돈줄 끊기’는 군부독재하의 언론 탄압과 다를 바 없다. 군에서 인쇄물 발행에 쓰는 예산은 1년에 어림잡아 3억원 내외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군내 업체에 제작을 의뢰하지 않았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 군은 ‘서천에는 인쇄·편집업을 동시에 등록한 업체가 하나도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뉴스서천은 독자층과 광고주가 열악했던 당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군수 및 책임 있는 군 관계자들과의 구두합의로 협조약속을 받고 인쇄·편집업을 정식으로 등록했고 인력과 장비를 확충했다.

그러나 군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약속은커녕 그나마 보건소식지나 문화학당 홍보물 등 정기적으로 해오던 두세 가지 일거리도 일거에 잘라버렸다. “군수님께서 일일이 결제를 하시니 어쩔 수 없다”는 게 담당자들의 말이다. 개인업자라면 모를까, ‘언론의 횡포’라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고, 본업이 그 일이 아니니 지금까지 속 앓이를 할지언정 묵인하고 있었다.

혹자들은 신문사가 인쇄물 사업을 하면서 지역의 일거리를 빼앗아 갔다며 볼멘소리를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수억원의 홍보물 제작 예산 중 뉴스서천은 군의 인쇄물 제작과 무관하다는 것을 이 기회를 빌려 밝힌다.

쓴 소리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주민의 손으로 뽑은 군의 수장으로써 언론이 행정에 대해 다소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로서니 수억원 중에 고작 몇 백만원의 홍보물 제작·발주까지 감정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할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쓴 소리를 마다하는 사람들은 서천군에서 뉴스서천이 사라져 줘야 속 시원하겠 지마는 비겁한 무언의 탄압으로 뉴스서천의 붓을 꺾을 수 있겠는지 묻고 싶다.

뉴스서천이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정론직필을 펼칠 수 있는 힘은 군수의 비호나, 유력한 회사의 후원도 아니다. 매월 구독료를 꼬박꼬박 내며 뉴스서천을 읽어주는 독자가 바로 힘이다. 곧 뉴스서천을 탄압하는 것은 바로 군민이자 독자들의 뜻을 짓밟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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