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별을 켜다’
‘불을 끄고 별을 켜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8.24 00:00
  • 호수 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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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갠 후 하늘은 맑다. 대기 중의 각종 이물질이 비로 인해 제거됐기 때문이다.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지만 이런 때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기에는 그만이다. 별은 도시에서 보다는 산골에서 보는 것이 선명하다. 대기 오염의 차이도 있지만 될 수 있는 한 주위가 불빛 없이 깜깜하면 상대적으로 별빛이 선명하게 보인다.

지난 22일 <에너지 시민연대>는 낮 2~3시까지 에어컨 1시간 끄기와 그리고 밤 9시부터 5분간 전등 끄기 운동을 실시했다. 행사의 주제는 ‘불을 끄고 별을 켜다’이고 표어가 ‘지구온난화에 브레이크를 걸자’였다. ‘에너지의 날’이었던 이날 밤 서울광장에서 ‘내 별 찾기’ 행사와 ‘2020년까지 온실가스 20% 감축을 염원하는 2020명의 통기타 합주 세계기록 도전’ 행사가 있었다. 지방에서도 각 지역별로 연계행사가 진행됐다.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는 지난 18일, 알프스 알레치 빙하(氷河)에서 ‘지구온난화’를 경고하기 위한 누드 사진 촬영행사를 가진바 있다.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진행되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80세가 될 때쯤이면 지구상에 빙하는 더 이상 없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순간에도 지진, 해일, 폭염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징조가 지구촌 각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잘사는 나라 일본에서도 20일, 기온이 40.9도까지 올라가면서 1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사병에 시달렸고 10명이 죽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21일 기상청은 기후전문위원회를 열고 아열대기후의 대표적인 징후인 ‘우기’라는 개념을 도입할 지를 의논하기에 이르렀다. 80년대 이후 장마기 보다 장마가 끝난 8월에 비가 더 많이 내렸다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의 자랑인 사계절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산업화이다. 이 산업화의 주체는 사람이기에 전기와 각종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사람은 모두가 주범인 셈이다. 에너지절약 100대 실천과제 첫 번째가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여 취사연료를 절약하자’인 것으로 시작해 ‘대중교통 이용하기’로 끝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적이다. 인구수로는 세계 25위인데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1위이다. 우리나라의 원유수입은 세계 4위, 소비는 6위로 에너지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전체 수입총액의 20%이며 국방비의 2배가 넘는 금액 약 26조원이 에너지 수입에 쓰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 설비 용량은 6,719.6만kW, 공급능력 6,600.6kW이다. 20일 오후 3시 순간 에너지 사용량은 6,154.5kW로 지난해 같은 날 5,581.3kW보다 무려 10.3%가 증가한 량이다. 종전 최고기록을 단숨에 94만kW나 초과했으며 정부 예상치보다 4만5천kW도 훌쩍 넘겼다.

조금만 춥든지 덥든지, 자신에게 불편한 것은 못 참는 사람이 많아진 까닭이리라. 폭염에 으로 짜증내고 있을 일이 아니라 각자 어떤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길 권한다. 각자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지구의 폭염을 얼마나 가중시켰는지 반성하면 내년 여름은 좀 시원하게 지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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