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안사업 뚜껑 열어야
정부대안사업 뚜껑 열어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9.07 00:00
  • 호수 3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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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을 못해! 저 사람이 내 남자다, 저 사람이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고!” “이 꼴을 하고 내가 어떻게 그래요”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된 한 드라마에서 거부인 남자 주인공 역의 박신양 씨와 가난한 애인 역의 김정은 씨의 대사이다. 가난한 사람이 모든 상황에서 약자로 작용하는 건 아니지만 이 장면에서 박신양 씨는 강자로, 김정은 씨는 약자로 묘사됐다.

이처럼 약자들이 강자 앞에서 주눅 들어 할말을 잘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드라마 장면에서야 시청자들도 공감하고 함께 울었다지만, 서천군이 주민들에게 할 말을 못한다면 공감하겠는가.

지금 주민들은 장항산단 정부대안 사업 진행이 어떻게 되가는지, 몹시 궁금해 하고 있다. 산업단지 일부 진입로가 축소된다느니 취소된다느니 하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간 이후 대안사업도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

주민들이 알고 있는 것은 산업단지 사업은 폐기하고 대안사업으로 국립생태원과 해양자원관, 내륙산단을 확정했으며 환경부와 해수부 등이 이사업과 관련해 9월 정기국회에 예산을 상정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번 국회가 대선 정국에서 파행으로 흘러갈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천군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일부 관계자와 줄을 대고 있는 사람들은 정보를 얻어 내고 있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군 홍보상 필요하면 흔히 하는 언론브리핑도 갖지 않고 있다.

더욱이 6일, 부산광역시 소재 해양수산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기본계획(안) 보고회’에 대형버스 1대를 임대해 군 관계자와 일부 민간인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 민간인 대표라는 사람들은 이 사업의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주민들의 대표로도 인정할 수 없는 인사들이라는 게 이 사실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고 뉴스서천의 입장도 그렇다.

때에 따라 줄을 서거나 불리하면 잠수 탔다가 기회다 싶으며 다시 고개를 들고 활개 치는 몇몇 인사와 밀담, 또 이를 앞세우고 마치 민의를 반영하는 양 하는 일은 더 이상 통용돼선 안 된다. 한번 주민의견 무시하고 밀어붙이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족해야지 또 그 모양새를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군정을 보는 군민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분노를 넘어 ‘그러면 그렇지’ 체념하고 포기하고픈 심정으로 서천군민으로 사는 게 불행하지 않을까.

매도 처음에 맞으랬지 않는가. 대안사업에 대해 각기 이견이 있어 논쟁이 있더라도 초기에 주민들 앞에 뚜껑을 활짝 열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중지를 모아야 한다.

대안사업을 장항산단 사업처럼 질질 끌어오다가 막판에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주민 갈등만 고조시켜 놓고 군수 몸뚱이만 슬쩍 빠져나간 꼴로 만들지 말기 바란다. 정치권과 행정이 일을 똑바로 하지 못해 주민들이 다시 스트레스 받고 고달파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좀 없이 살아도 서천군민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뿌듯해지는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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