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수협 어민위해 존재해야
서천수협 어민위해 존재해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9.14 00:00
  • 호수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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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수협이 면세유 부정유통 사건에 휘말려 주인 잃은 배 신세가 됐다.
관련된 조합원들이 구속되고 신명식 조합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사 한 사람이 직무대행 중이고, 실무책임자이면서 조합장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소문난 상임이사는 내년에 임기만료에다 다시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경영 책임자 부재인 것이다. 수협 측은 “그래도 할 일은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직원들의 직무태만이 눈에 보인다는 게 어민 조합원들의 주장이자 불만이다.

더욱이 현 조합장 신씨의 형인 전 조합장도 뇌물수수로 중도하차해 다시 뽑은 아우 조합장이 업자들과 가짜 어민들 사이에서 면세유를 불법유통 시키면서 중간에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아 구속된 것이다.

조합 경영도 혼선을 빚고 있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면세유 부정유통 사건으로 서천수협을 통해 3분기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면세유가 반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제철을 만난 꽃게, 대하잡이와 전어잡이 어선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몇몇 부도덕한 인사들과 가짜어민들이 면세유 부정유통으로 돈을 챙긴 탓에 진짜 어민들의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 이야기는 해서 무엇하리오 만은 애초 그 형에 그 동생을 다시 조합장으로 뽑은 어민들의 시행착오가 문제라며 가슴을 치는 이들이 많다.

어민이 주인 노릇을 못해 스스로 족쇄를 찬 형국이라는 말도 들린다. 어민들이 주인 노릇을 못한 것이 사실이라 치더라도, 적어도 수협을 경영하겠다고 나선 조합장이나 그 임직원들이 도덕적 양심을 가지고 법대로 일 처리를 해야 마땅한 일이었다.

어민들의 사정은 딱하게도 이런 사태가 벌어져도 닻을 내리고 수협 일에 전념할 수 없는 형편이다. 배를 띄우기 위해 투자한 자금을 어떻게든 제절 만난 생선들을 잡아 올려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수협의 주인은 어민이며 어민의 권익을 위해 존재한다. 곧 수협이 어민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그동안 서천수협은 어민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조합장과 그 측근들, 또 가짜어민들이 좌지우지 했다. 또 광역수사대에서 수사 중인 상황에서 당시 서천경찰서장 이라는 사람이 이들과 바다낚시를 즐기며 생선 꽤나 얻어먹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마디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사태는 누가 고발해서라기보다 곪았던 환부가 터진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장항·마서 지역 어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서천수협의 폐쇄조치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서천수협이 폐쇄되면 관할 어민들의 불편은 불 보듯 뻔하고 장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협을 잘 경영해보라고 뽑은 조합장이 형제세습 되고, 또 형제가 잇따라 감옥행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최후 판결이야 법에서 내리겠지만, 대법원에서 판결날 때까지 자리보전하려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과히 좋아 보이지 않는다. 진정 서천수협과 조합원들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사태가 수습될 수 있도록 신 조합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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