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가기 정말 싫어요
전학가기 정말 싫어요
  • 서남옥 기자
  • 승인 2007.12.07 00:00
  • 호수 3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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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에서 꿈을 펼칠 수 있었으면…

비보이 댄스그룹 지찬 백승탁 김진용 학생

   
▲ 지찬, 백승탁, 김진용 학생의 브레이크 댄스

  “전학가기 정말 싫어요!!!”
장항공고 1학년 지찬, 백승탁, 김진용 학생은 간절한 희망을 이 한마디에 담아 절규하듯 말한다.

이들은 절친한 친구이자 비보이(b-boy) 댄스팀인 “어메니티크루”의 핵심 멤버들.

홍원기씨가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고 지도할 때는 전국을 무대로 펄펄 날며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팀이 사무국장이 바뀐 올 하반기에는 단 한 번도 전국무대에 서질 못했다.

예·체능대학 진학은 전국대회 입상 경력이 좌지우지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이대로 나가다가는 춤을 향한 꿈을 접고 진로를 수정해야 할 위기에 몰린 세 학생들은 전학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더구나 부모들마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전학을 종용하고 나서자 이들의 시름이 깊다. 다시 홍씨가 이들을 지도하기로 한 뒤 할 말이 많은 세 학생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이들이 홍씨를 삼촌이라 칭하는 것으로 미루어 이들 연대감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지-익산으로 이사할 예정으로 부모님들이 이미 집도 구했다. 익산에도 연습실이 있으니 전학하자는 부모님의 성화다.

◇백-춤에 모든 인생을 걸겠다는 각오다. 논산체고에 유도특기생으로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었다. 경기 도중 손목 부상을 입었는데 부모님들이 유도를 그만두라고 하셔서 그만두었다. 비보이댄스를 하기 위해 장항공고로 전학하려고 할 때 전학이 불가능하다는 논산체고와 장항공고를 1개월간이나 찾아다니며 삼촌이 힘을 쓴 결과 장항공고로 전학했다. 어머니는 서천에서 일을 하며 내 뒷바라지를 해왔다.

◇김-친구들의 권유로 셋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 단 6개월 만에 모두 어메니티크루의 핵심 멤버로 성장했다. 앞으로 비보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백-허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오는 14일 열리는 청소년동아리축제에서 공연할 것을 강요해 심적 부담이 크다. 삼촌이라면 쉬라고 하든지 공연일정을 안 잡았을 것이다. 대학은 물론 예·체능대학으로 진학할 예정이다. 앞으로 프로팀에 입단, 세계무대에 서고 싶다. 후에는 학원을 열어 후진들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다.

이에 대해 홍씨는 “전국선수권대회, 교육인적자원부나 문화관광부 대회, 청소년위원장상 등 수상경력이 대학 진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하반기 때 전국대회 출전도 하지 않고 무관심, 무지원으로 애들을 방치한 결과 부모님들이 “여기서는 아이들이 더 크지 못한다는 염려로 전학을 고려하거나 만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덧붙여 장항공고에서 2008년도에 자체적으로 댄스동아리를 결성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비보이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몰려오면 장항공고도 입학생 문제로 고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레 피력했다.

그러면서 “군에서는 청소년문화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개념으로 지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학생은 “삼촌이 다시 맡아 운영하면 옛날처럼 애들이 몰려올 것이라”며 “강사도 모셔오기로 했으니까 서로가 정들고 친분이 두터운 이곳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연습하면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희망에 얼굴을 조금씩 편다.

“비록 멍들거나 다치고 힘이 들어도 춤을 출 때가 가장 행복하다. 춤을 출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세 학생들의 꿈이 우리고장 서천에서 영글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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