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안정자금 놓고 이는 갈등
생계안정자금 놓고 이는 갈등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2.04 00:00
  • 호수 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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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초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는 우리 군에도 영향을 미쳐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였다. 다행히도 바다 한가운데로 길게 뻗어나간 비인반도가 방파제 역할을 하였고 민관이 합심하여 기름띠 제거작업에 나서서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서면 연도 근해에 접한 김양식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김양식업 이외에도 어패류 양식, 선어업은 물론 어시장, 횟집이나 숙박업에까지 피해는 번져갔다. 이러한 피해 발생으로 인해 서천군도 특별재난구역에 포함이 되었다. 이에 대한 국·도비와 성금까지 포함하여 71억8천1백만원의 생계안정자금이 서천군에 배당 되었다. 이를 설 이전에 배분할 것이라 한다.

군은 이의 분배를 두고 지난달 24일 생계안정자금지원심의위원회를 열고 지원 대상과 지원금액 범위를 확정하였다. 지급대상지역은 장항읍, 마서면, 종천면, 비인면, 서면 등 5개 읍·면이며 분야별 업종 범위는 수산 분야와 비수산분야로 나뉘어 수산 분야는 면허어업, 낚시, 맨손어업, 김 가공업이 해당되며 비수산 분야의 경우에는 횟집, 숙박업, 피해지역 해안지선에 있는 음식점 등이다. 지원 금액은 피해 정도가 심한 서면 김양식업에만 30% 추가 지급하고 나머지는 균등 분배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4,500여 세대가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당 130만~180여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어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원인은 피해 정도가 편차가 큼에도 불구하고 지원금액은 별 차이가 없다는 데 있다.

한 마을에 살면서도 어떤 집은 맨손어업에 전념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어떤 집은 찬거리나 보충하는 집도 있다. 그러나 지원금은 같다. 김양식에 있어서도 외해 쪽에 김발을 설치한 마을은 직격탄을 맞아 큰 피해가 났지만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마을도 있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피해를 많이 입은 어민들에게는 큰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기준을 마련한 측에 분노감을 갖게 되고 어제까지 다정했던 이웃이 야속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피해지역 해안지선에 있는 마을의 이웃 간에 이러한 갈등이 생겨나고 있고 마을 대 마을, 면 대 면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또한 피해대상 세대를 접수하여 신고한 마을 이장과 어촌계장 사이에도 불신과 반목이 싹트고 있다.

피해등급을 4등급으로 나누어 지급한 태안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불만을 품고 군청으로 몰려와 각 읍·면에 배분된 생계비를 전면 재조정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한 주민은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태안에 비한다면 우리 군이 입은 피해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를 두고 주민들끼리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바다만 바라보고 사는 어민들의 마음을 살펴볼 줄 아는 세심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편의주의, 적당주의 행정이 갈등을 조장하고 마을공동체를 파괴하여 서천군의 잠재 역량을 떨어뜨린다면 군이 앞으로 추진할 여러 사업에 큰 차질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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