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말바꾸기
전문가들의 말바꾸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08.02.25 00:00
  • 호수 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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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충남도청 청사 정문 앞에서는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 결성식과 함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모임에는 대전, 충남, 충북, 전북 등 금강유역권에서 133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2월 19일에는 영산강운하저지 광주전남시민행동 발족식이 있었으며 오는 27일에는 낙동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 발족식이 있을 예정이다.

이처럼 운하저지 투쟁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당선인의 ‘씽크탱크’라 불리는 운하 관련 전문가들의 말바꾸기가 세상사람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인공적으로 한강과 낙동강을 이으면 생태계 교란이 생길 수 있다”(2006. 11. 8)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현재 “운하로 생태계가 연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기술로 차단할 수 있다”(2007. 2. 7)고 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운하에) 선박이 운행하면 산소가 공급된다. 배의 스크루가 돌면서 물을 깨끗하게 한다”고 하여 코메디를 연상케 하고 있다.

정동양 한국 교원대 교수는 “서울서 배를 타고 소백산맥을 넘어 부산으로 가려면 최소한 1주일에서 열흘이 걸리는데다 또한 홍수 및 겨울철에는 운하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부운하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4시간이면 충분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유우익서울대(당선인 비서실장) 교수는 현재 세계지리학연합회(IGU) 회장을 지낸 지리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국토의 과거를 찬미하던 사람으로 우리 국토를 도보로 여행하곤 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명박 후보측에 발탁되더니 돌연 '국토 개조'를 외치고 나섰다.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학자로서는 드물게 새만금간척사업의 경제성을 강력히 비판하여 주목을 끈 바 있다. 그런 그가 현재는 대운하 추진의 논리를 짜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이같은 학자들의 곡학아세에 많은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서글픔마저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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