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소 이전 민·관 합동감시단 필요하다
제련소 이전 민·관 합동감시단 필요하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3.10 00:00
  • 호수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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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엘에스니꼬동제련(주) 장항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온산공장으로 이전 중에 있는 제련소가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불법으로 폐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본사는 마을 주민, 경찰과 함께 장항공장을 방문하고 유해 중금속인 구리가 함유된 폐기물을 버린 것으로 보이는 현장을 확인하였다. 하수도로 연결된 부분이 푸르게 변색되어 있었다. 공장 직원은 운반 도중 실수로 흘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하였다.

제련소는 큰 강과 바다에 접해 있다. 일제에 의해 1936년 제련소가 가동된 이래 제련소가 있는 장암리 주민들은 수산물의 오염을 통해 폐기물이 불법으로 버려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작년 10월 <한국방송>의 환경스페셜팀은 제련소 부근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물고기와 이를 먹이로 섭취한 갈매기가 죽어가는 모습을 방영함으로써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하거나 폐기물처리업의 허가를 받은 자 등에게 위탁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소홀하다면 주민들은 폐기물 배출 사업장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엘에스니꼬동제련(주) 장항공장의 대기 배출 부분은 지난 3월 5일자로 폐쇄 신고를 접수하였고 수질 부분은 군의 관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은 적법하게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감독할 장치를 전혀 갖추어놓고 있지 않다.

전세방 하나 이사하는 데에도 많은 쓰레기가 배출된다. 하물며 폐기물처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체임에랴. 이제부터라도 군은 이전중인 엘에스니꼬동제련(주) 장항공장의 최종 폐기물량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처리를 적극 감시하고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의 감시단 구성이 절실한 때이다. 대전시는 관내 환경오염 배출 사업장의 폐수, 악취 등 환경오염 물질로부터 주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민·관이 합동으로 감시활동을 벌이는 ‘그린 패트롤(Green Patrol)’제를 3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군은 엘에스니꼬동제련(주) 장항공장 주변 농산물 중금속 오염 및 집단 암발생과 관련한 수백톤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의혹 등의 문제까지 파헤쳐 지역 주민을 위한 군 행정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편 2006년도 4조6,570억의 매출과 2,943억원의 경상이익을 남긴 세계 굴지의 동제련 업체인 엘에스니꼬동제련(주)의 구자명 대표이사는 “과거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친환경 기업으로서 늘 고객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기업이라고 자처한다면 ‘장항공장을 이전함으로써 서천과 맺은 악연을 끊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떳떳하게 공장 내부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기업의 명예에 먹칠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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