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교육 정상화, 무엇이 문제인가? -⑥
■ 공교육 정상화, 무엇이 문제인가? -⑥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4.28 00:00
  • 호수 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으로 나아간다 -1

   

권기복
칼럼위원

지금까지 5회에 걸쳐 ‘공교육 정상화, 무엇이 문제인가?’를 살펴봤다. 그 중심된 내용은 교육 정책의 문제, 영어 몰입 교육의 문제, 교육 일등주의 문제, 의대와 법대로의 쏠림 현상 문제, 학벌과 학력 중심 사회의 문제 등을 필자 나름대로 교육 현장에서 고찰해 보았다. 우선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사회 발전을 위해서 중요한 전제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갖는 수준에서 발걸음을 멈춘다면 사회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최선을 다하여 적정한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첫째, 교육 정책은 시대적 사리분별이 확실해야 한다.

정부의 교육 정책은 보편적이고 장기적이어야 한다. 또한 시대적 상황에 맞춰 사리분별이 확실하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지원해야 한다. 위정자의 가시적, 편향적인 교육 정책의 조급성은 교육을 황폐화시킬 뿐이다.

교육은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  자원이 빈약한 경우에는 고급 인력의 양성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온 국민이 교육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야 하는 필요성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성적을 위한 학력지상주의에 빠져있다. 학부모들은 성적 1등을 위해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서 자녀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와 사교육 시장에 하루 종일 끌려 다니면서 심신을 갉아먹는 공부벌레로 전락하였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식들의 교육 환경이 잘못 되었음을 의식하면서도 내 자식만 방치할 수 없다는 심리 때문에 이끌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내 자식만 방과 후에 집에 있으면 놀고 있다는 의식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로 내모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찌 보면 학생들 또한 엄청난 사교육비를 투자하면서도 가장 비효율적인 학습 과정에 의해 시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사교육에 의지하고, 사교육 시장에서는 학교에 미룬다. 따라서 집중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그 많은 학습 시간에 비해 학력 증진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제는 학생들을 공부벌레에서 탈피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바람직한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고등학교까지는 기초학력에 충실하도록 하면서, 신체적이고 심미적인 전인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대학에서부터 자기 전공에 몰두하여 제각각 전공 분야에서 최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 준다면, 우리나라는 백두산과 한라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어 금수강산을 만들어 줄 것이다.

둘째, 영어 교육은 입시를 위한 과목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우리 교육은 영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어는 중요성을 의식하고 이해하는 정도의 선을 넘지 못했다. 영어를 회화 과목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하나의 입시 과목으로 여긴 결과이다. 지금도 영어 성적은 대학 입시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학과 중의 하나이다. 영어라는 학과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토익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학습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입시 등 점수를 위한 영어 교육을 버리고, 회화를 위한 영어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또한 번역문화의 발달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영어 원본 한두 쪽을 학습하기 위해 모르는 단어를 찾으면서 문장을 해석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서점에 가도 우리말로 번역된 서적이 일천하고, 번역 정도의 수준도 믿을만하지 못한 실정이다. 만일 번역 문화만 발달한다면, 일반인들은 영어 전공 지식이 없더라도 세계 곳곳에서 쏟아지는 지식의 물결을 자유롭게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몰입 교육은 평생학습 차원에서 업무 상, 학업 상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해당 학교나 회사, 평생교육기관에서 집중화시켜도 좋을 것이다.

셋째, 교육은 더불어 살아가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근래의 교육정책이 학력중심주의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예전에는 ‘알아야 면장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네가 다른 아이들을 모두 이겨야 출세할 수 있다’는 식이다. 다시 말하면 성적지상주의로 가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이런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학력중심주의를 견제하고, 원활한 전인교육을 통하여 개인의 심신의 단련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을 소화시킬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프랑스처럼 국가고시를 통하여 일정한 점수를 획득하면 대학을 마음대로 선택하여 진학하는 제도의 도입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조기 발굴된 영재가 영재로 남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진정 명문학교나 영재학교가 영재를 죽이는 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다시 한 번 재고할 가치가 있다. 내 자식을 최고의 성적 검투사로 만들려고 하기 이전에 모두에게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화(羽化)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적 1등보다 품성 1등 하는 자가 우리 사회를 꽃 피우게 해 준다.

-다음 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