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 다르고 속 다른 서천군 행정
겉 다르고 속 다른 서천군 행정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5.19 00:00
  • 호수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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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1년 중 가장 바쁜 철은 보리수확과 모내기가 거의 함께 이루어지는 5월말 6월초이다. 이러한 때에 군 공무원들이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 어메니티 서천’ 건설을 위한 ‘생태환경의식 함양 강화 교육을 받기 위해 멀리 경기도 가평까지 간다고 한다.

강좌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강좌명과 요약한 내용을 보면 참으로 유익한 교육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부디 이번 교육이 ‘어메니티 서천’이란 깃발을 내걸면서 “장항갯벌 이미 썩었으니 매립하자”고 외치던 혼란에서 벗어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군정을 펼쳐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동안 군이 보여준 앞뒤가 안맞는, 겉과 속이 다른 행보의 연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군은 장항산단을 포기한 이래 우리 군에서 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았음인지 여러 가지 구체적인 실천적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최고 품질의 명품 김을 만들겠다는 신활력사업이 그렇고 서천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려운 주꾸미 축제와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광어ㆍ도미 축제가 그렇다.

여기에 오는 24일 장항읍 송림리에서 열리는 ‘모래의 날 대합 큰잔치’는 서천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려운 축제이다. 해안사구에 펼쳐진 짙푸른 소나무 숲과 은빛 모래사장이 대조를 이루며 그 아래로는 생명력이 넘치는 갯벌이 숨쉬고 있는, 자연형 해안선이 살아있는 곳이 송림리 일원이다. 자연생태계가 살아있는 곳에서 사람들은 갯벌에서 걷어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며 진정 ‘어메니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물과도 같은 이러한 자연 유산을 파괴하는 독소가 인접해 있음에도 군은 묵인하고 있다. 장암리 해안을 불법매립하여 가동되고 있는 조선소가 그것이다. 이미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음에도 군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며 행정대집행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는 가운데 조선소에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물질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 천혜의 자연자원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충남도는 이 조선소가 폐기물을 불법 처리하고 있음을 적발했다.

서천 김의 명성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바다를 청정하게 가꾸어야 진정 명품 김이 태어날 것이다. 그러나 서천의 해안을 당장이라도 한번 돌아보라. 바닷가는 쓰레기 소각장을 방불케 하고 있으며 폐어구, 생활쓰레기가 뒤범벅이 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은 그간 본지에서 누차 지적해 왔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태환경의식을 강화하는 교육을 받으러 간다면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는가. 그 시간과 비용이면 우리 관내의 해안선을 한번 돌아보는 것이 훨씬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그것이다. 그러나 군은 말 그대로 ‘강건너 불보듯’ 하고 있다. 이를 그대로 두고 생태도시니 어메니티를 운운하고 있다. 더 이상 겉 다르고 속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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