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을 아시나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을 아시나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5.26 00:00
  • 호수 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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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0개월령 이상 모두 검사대상
미국, 광우병 의심소의 2%도 안돼
일본, 20개월령 미만 살코기만 수입

   

김성훈
상지대 총장, 전 농림부장관

 우리민족 즐기는 부위에 인간광우병원체 가장 많고
 유전자 광우병 걸릴 확률 미·영국인보다 2.3배 이상
 10년 후에나 치매증상과 비슷한 모양으로 발병

인간광우병의 의학적 명칭이 바로 nv.CJD이다. 발생 초기 6개월까지는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 또는 성격변화 증세를 보이다가 신체적으로 평형감각이 둔화되어 비틀대고 나중에 치매증세로 발전하여 마침내는 움직이지도 말도 하지 못하며 죽어가는 병이다. 치매병 증세와 유사하여 사후 뇌조직을 부검하지 않으면 치매병으로 처리된다.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 등에서 180여명의 사망자들이 보고되었고 평균 연령은 30세 안팎이다. 지난 4월 초에도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해 본 22살의 미국 처녀 한 명이 황천길로 떠났다. (미국 NBC 방송 보도 4.8)

1996년 영국 정부는 미친소병(일명 BSE, 즉 狂牛病)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으면 이 병에 전염된다고 공식으로 인증하였다. 다만 전염인자인 변형단백질 프라이온(prion)이 사람에 감염된 다음 뇌조직을 살펴보기 전에는 몸에서 보통 10년(최장 40년)간 잠복해 있다가 외관상 알츠하이머(치매병) 환자와 같은 증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뇌를 열어 스펀지처럼 송송 뚫린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치매로 죽었는지 알 길이 없다.

미합중국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미국에서 치매로 죽은 사람의 수가 해마다 늘어나 1979년의 653명에서 2002년엔 무려 5만8785명이 사망하였다. 그런데 예일대와 피츠버그대의 의학팀이 각각 수행한 실험결과는 놀랍기 그지없다. 치매로 죽은 환자의 사후 뇌부검 결과 5~13%가 인간광우병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결과대로라면 이미 확인된 인간광우병 사망자 180여명 외에도 최소 25만~65만명의 비공식적인 인간 광우병 환자가 치매환자로 은폐되어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내 광우병 검사체계 못 믿어

국내에서도 인간광우병 의심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임상보고(2006.12.5 국민일보)가 있었으나 법적으로 의무부검이 허용되지 않아 사망자들의 가족이 거부하여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엔 아직 공식적으론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은 사람은 없다. 이 프라이온은 일반병원체인 바이러스(virus)도 아니고 바이리노(virino)도 아닌 변형 단백질로서 소독해도 죽지 않고 섭씨 600도까지 가열해도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현미경으로도 찾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유럽 등 선진국들이 초비상에 걸려 있다. 인류 역학(疫學) 사상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공포의 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2007년 3월 27일자 영국의 더 타임즈지는 영국에만도 이미 1만5천명 가량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정상인들인 양 자신도 모른 채, 수혈과 또는 장기이식, 의료기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인간광우병을 전염시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광우병의 병원체인 변형단백질 프라이온은 동물의 뼈, 고기, 내장, 뇌, 척수 등 칼슘과 단백질 부산물이 소 사료에 급여됨으로써 3~5년간의 잠복기간을 거쳐 발생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 느슨하게 각종 동물성 부산물 사료의 사용을 허용하였으며 지난 4월 25일에야 내년 이맘때부터 그 사용을 부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 또한 철저하지 못한 조치이며 그나마 육류업자들과 사료업체의 반발로 이행여부가 불확실하다.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의 원인인 변형단백질 프라이온(prion)을 발견하여 노벨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스탠리 프루시너 교수는 자국의 광우병 검역제도와 검사체계에 대해 너무 어처구니없다고 개탄한 바 있다. 지난 2월 한국의 각 TV 매체에도 소개된 바 있듯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네 발로 일어서지 못해 비틀거리는 소, 이른바 ‘다우너’들마저 미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식용으로 도살, 판매할 수 있다. 그것을 학교 급식용으로 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6만톤이나 되는 비정상적인 소의 고기를 리콜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소에 대해 광우병 감염여부의 검사를 받는 소의 비율은 광우병 의심소의 2%도 채 되지 않는다. 광우병의 99%가 발생했던 30개월령 이상의 소에 대한 검사 역시 아예 하지 않는다. 반면 유럽은 30개월령 이상의 소는 이상행동 여부에 관계없이 전수 검사대상일 뿐만 아니라 식용으로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일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연령에 관계없이 식용으로 사용되는 모든 소에 대하여 광우병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래서 광우병 염려가 없는 일본은 20개월령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만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광우병원체 프라이온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부위는 머리와 척수는 물론 소의 뇌, 내장 특히 천엽과 곱창과 간, 척추와 사골, 갈비뼈, 꼬리뼈, 소의 피, 도가니 근육 심지어 일반 근육 및 뼈와 인접한 살코기(예: 갈비살)들이다.

하필이면 우리 민족이 유독 좋아하고 즐기는 갈비구이, 설렁탕, 곰탕, 갈비탕, 냉면스프, 라면스프, 쇠고기 조미료, 해장국, 고기와 뼈를 갈아 만든 어린이 애호식인 햄버거와 각종 토핑 등에서 변형단백질이 가장 많이 검출된다. 이 지구상에서 인간광우병원체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부위를 제일 많이 먹는 민족이 바로 우리 한민족인 것이다.


검역주권 내팽개친 쇠고기협상

더군다나 한림대 의대 생명과학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한국인의 유전자는 체질적으로 nv.CJD(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미국인이나 영국인에 비해 2.3배 이상 훨씬 높다.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은 경우 한국인은 십중팔구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10년 후에나 치매증상과 비슷한 모양으로 발병한다는 것이 더 무섭다. 즉시 나타나면 즉각 대처라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OIE의 이른바 광우병 통제국의 쇠고기에 대한 지침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다. 국제적으로 보편타당한 규범도 아니다. 따라서 세계에서 실질적으로 큰 나라 중에 아무도 수입하고 있지 않은 30개월령 이상짜리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개방을 협상했을 때 우리 민족 특유의 식문화 특성과 유전자구조를 들어 거부했어야 했다. 30개월 미만의 위험물질(SRM) 부위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개방은 어떻게든 피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바로 이것이 국민의 건강 생명권과 검역주권(sovereignty)이다. 지금 미국 소비자들이 주로 소비하는 쇠고기의 90% 이상이 광우병 염려가 없는 20개월령 미만짜리이다. 부드럽고 맛이 좋은 어린 소고기이다. 미국을 다녀온 사람 중에 “미국인들이 모두 다 먹고 있는 쇠고기를 먹어 봤더니 값도 싸고, 질도 좋더라”라고 말하기 전에 이러한 내막을 알고 하는지 모르고 하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미국 육류수출협회가 자국 내에서 소비되지 않는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를 한사코 만만한 우리나라에 내다 팔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쓰고 갖가지 회유와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발적으로 속아 넘어간 것이 우리 정부였다.


미국 쇠고기를 싸잡아서 값 싸고 질이 좋다고 말씀하는 분, 인간광우병이 전염병이 아니라고 태연히 거짓 말씀하시는 분, 복어요리에서 독이 있는 부위만 떼어내면 되듯이 LA 갈비뼈건 곱창 사골이건 걱정 없다는 관료들이 다음 달 중순 미국산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와 특정 부위가 수입될 때, 국민들에게 이야기하듯 용감하게 맨 먼저 시식하고 가족 친지들에게 널리 권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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