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사업, 군민들 주인의식에서 동력 찾아야
대안사업, 군민들 주인의식에서 동력 찾아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6.16 00:00
  • 호수 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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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나소열 군수와 군의회 의원들은 군청회의실에서 ‘서천발전 대안사업 관련 언론인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군수와 군의원들은 정부대안사업 추진 관련 공동협약 1주년에 즈음한 ‘군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였다.

이 글에서 군수와 군의원들은 “군민 여러분께서도 대안사업의 성공을 위하여 역량을 하나로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하였다. 또한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 어메니티 서천을 만드는 데 군민 여러분이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하였다.

불과 1년 전인 작년 6월 8일 장항산단을 포기하고 정부가 제시하는 대안사업을 받아들인다는 협약을 맺기 이전과 비교하면 참으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적인 환경회의가 열렸다. 유엔에서는 이날을 기념하여 매년 6월 5일을 ‘환경의 날’로 정하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지구를 살리자’는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5일 충남도는 이완구 도지사와 주요 환경단체 대표 등 환경분야 종사자 800여명이 예산문예회관에 모인 가운데 환경의 날 기념행사를 갖고 '위기의 지구-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환경보전의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이처럼 환경재앙이 점점 가깝게 와닿는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서천군의 정부 대안사업 수용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많은 군민들은 이같은 군의 대안사업 추진을 아직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장항갯벌을 매립하여 산업단지를 만드는 일만이 지역발전을 이루는 일이라며 상경투쟁까지 벌인 기억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군민들의 참여와 협조를 끌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대안사업으로 추진되는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는 각종 연구, 교육, 전시관 등이 들어선다고 한다. 이러한 시설들을 주민들이 수용하여 이를 통해 삶의 질적 변화를 도모하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높여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197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한국에서는 ‘자연보호’라는 개념조차 부재한 상태에서 단기간의 경제 성장 기간에 비례하는 단기간 동안의 대규모 자연파괴가 이루어졌다. 국가 조직과 결합한 건설자본은 서해안의 리아스식 해안을 자로 댄듯한 직선으로 만들어버렸다. 강 하구마다 둑을 쌓아 다양한 생물 종이 살아가는 하구역 갯벌을 없애버렸다. 이제 우리나라는 끝없이 공사판을 벌여야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토건국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토건국가를 지탱하는 구조는 끊임없이 불필요한 토목사업, 심지어는 해악만 끼치는 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산허리를 자르고 들판을 가로질러 불필요한 도로를 내고, 산자락 허물어 골프장을 만들고, 20년만 넘으면 아파트 단지 허물어 새로 짓는 재개발사업이 그렇다.

아직도 이러한 개발지상주의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추진되는 대안사업은 군민들의 주인의식을 끌어내기 어렵고 동력을 얻기도 어렵다. 군과 군의회는 막연하게 군민들의 협조만 당부할 게 아니라 시민단체 등과 함께 군민들의 의식 변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세계 최고가 아니더라도 진정 생태도시로 거듭나겠다면 주민들의 생태의식 제고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군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군민들은 소외감만 느끼게 될 것이며 정부 대안사업은 또 다른 토목공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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