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수협에 바란다
서천군수협에 바란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7.28 00:00
  • 호수 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천군수협에 바란다

무너져 내리던 서천군수협이 다시 뼈대를 추스르고 일어설 기회를 맞고 있다. 구속 수감된 조합장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사흘 앞두고 사퇴를 함에 따라 오는 8월 1일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동안 두 차례 조합원들의 직접선거로 뽑은 조합장들은 최악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모든 조합 구성원들의 뼈 아픈 자기성찰이 있었을 것으로 믿는다. 이제 이를 토대를 새집을 짓는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가 치러지기를 바란다.

선거를 앞두고 조합 구성원들과 함께 몇 가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수협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다시 말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삶은 예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자연의 순환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면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서천은 금강 하구를 끼고 있어 자연이 주는 혜택이 더욱 크다. 따라서 이러한 자연을 잘 보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새 집을 짓는 데 주춧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비리로 얼룩진 서천군수협을 보면 이러한 장기적인 비전과 철학이 부재한 채 눈앞의 이익만 추구해왔기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손대대로 이 바다가 삶의 터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미래를 포기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에 성취를 이루려는 욕심에서 온갖 비리가 태어났던 것이다. 이러한 욕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이같은 비리는 언제든지 고개를 들고 다시 나타날 것이다.

이제 어업인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돌아보고자 한다. 1960년대 들어 시작된 산업화의 물결은 이 땅에서 한편으로는 많은 성취를 이루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가능케 하는 바다를 희생한 대가였다.

한국의 서해안은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갯벌을 지닌 신의 축복을 받은 곳이다. 예로부터 흔전만전 해산물이 넘쳐나던 포구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게 하였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로 간척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온 결과 해안선의 드나듦이 지극히 복잡했던 한국의 서해안은 자로 댄 듯이 밋밋해졌다. 수산자원의 보고이던 강하구는 실개천까지 꼭꼭 틀어막아 버렸다.

이러한 과거의 개발성장주의가 업보로 돌아와 오늘의 어업인들의 목을 죄고 있음을 잘 아는 어업인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을 내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나 자신이 주인이 되어 바다를 스스로 지키고 가꾸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어업인들이 한 데 뭉친다면 어떤 난관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조합장이 되더라도 서천군수협은 탄탄한 항해를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5명의 출마자들에게 바란다.  ‘우리의 삶의 터전을 우리가 지키고 가꾸겠다’는 각오로 조합원들과 한 배를 타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