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체험으로 죽어가는 갯벌
갯벌체험으로 죽어가는 갯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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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면 송석리와 비인면 선도리, 그리고 서면 월호리 해안 마을은 갯벌체험마을로 지정되어 여름 휴가철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여름 한 철 짭잘한 소득을 올리기도 하지만 갯벌체험을 빙자한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조개채취로 인해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갯벌이 죽어가고 있다.

갯벌에서 조개잡이를 일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가장 최소한의 면적으로 갯벌에 들어가서 일을 하고 나온다. 여기저기 밟음으로써 갯벌 속에 살고 있는 생물의 숨구멍을 막게 되고, 결국 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그 큰 갯벌을 늘 한길로만 다닌다고 한다.

그러나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갯벌을 휘젓고 다니기 일쑤다. 선도리에서는 트랙터를 개조한 갯벌열차까지 등장하여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월하성 갯벌체험마을에서는 손에손에 하얀 소금봉지를 들고 갯벌로 들어서는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매표소에서는 맛조개 채취용 소금을 팔면서 채취 방법까지 일러주고 있었다. 천일염이기 때문에 해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갯벌에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갑자기 염분농도가 높이는 소금은 이들 생물에게는 공중에서 투하되는 소금은 융단폭격이나 다름없다. 갑자기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염도를 낮추기 위해 주위 물을 빨아들인다. 그래도 염도가 높으면 생물은 다시 살아갈 수 없는 소금갯벌이 되고 말 것이다.

군은 지난 1월 입법 예고를 거쳐 군의회의 의결로 ‘서천군 갯벌 체험활동 관리 조례’를 제정하였다. 갯벌체험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해양생태계 및 해양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체험장에서의 생물채취 방법은 손, 호미, 갈구리, 삽 등 간단한 도구를 이용 하여야 하며, 체험자 1명이 포획 채취할 수 있는 수량은 1킬로그램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일 구역에서 계속 체험활동을 위한 출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구역별로 이용 시기를 조정하는 등 구역별 갯벌 휴식제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관광객들의 무지만을 탓할 것이 아니다. 무조건 갯벌에 들어가서 갯벌을 밟아야 한다는 갯벌체험의 형식을 이젠 탈피해야 한다. 강화 갯벌센터에서는 “갯벌 체험, 조개캐기는 이제 그만! 강화갯벌센터에서 갯벌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서천에서도 갯벌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더불어 갯벌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진정한 체험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민들도 조개잡이가 곧 갯벌체험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들 관광객들이 산교육을 받고 갯벌생태계의 중요성을 이해했을 때 내년에 또 다시 찾아온다는 사실을 직시하여 갯벌교육관부터 지을 생각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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