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총회와 서천갯벌
람사르 총회와 서천갯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8.11 17:50
  • 호수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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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갯벌을 지구의 자궁이자 콩팥이요 허파에 비유한다. 육지에서 빗물에 의해 떠내려 온 유기물질은 갯벌에 쌓인다. 이는 바다생물의 먹이이다. 따라서 바다 생물의 70%가 갯벌에서 알을 낳고 어린 시절을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갯벌을 만생명의 모태요 지구의 자궁이라 부르는 것이다.

갯벌 생물의 먹이활동은 육지에서 떠내려 온 유기물질을 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지구의 콩팥이라 부른다. 또한 갯벌에 있는 미세한 식물성 플랭크톤이나 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한다. 이처럼 갯벌은 지구생태계에 있어서 거대한 순환작용이 이루어지는 습지이며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는 희망의 땅인 것이다.

1971년 2월 2일 이란의 서북쪽에 있는 도시 람사르에서 습지 파괴를 막고자 하는 의지를 모은 국제협약이 맺어졌다. 보통 람사르 협약이라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습지란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이거나 영구적이거나 일시적이거나, 또는 물이 정체하고 있거나, 흐르고 있거나, 담수이거나 기수이거나 함수이거나 관계없이 소택지, 늪지대, 이탄지역 또는 수역을 말하고 이에는 간조시에 수심의 6미터를 넘지 않는 해역을 포함한다.

이 협약의 목적은 습지는 경제적, 문화적, 과학적 및 여가적으로 큰 가치를 가진 자원이며 이의 손실은 회복될 수 없다는 인식하에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습지의 점진적 침식과 손실을 막자는 것이다. 97년 7월 28일 우리나라는 101번째로 이 협약에 가입을 했으며 현재 154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해 있다.

3년마다 열리는 람사르 총회가 오는 10월 27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경남도에서는 ‘환경올림픽’이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총회 준비에 분주하지만 람사르 협약의 근본 정신을 뒤흔드는 대규모 습지파괴를 지척에서 벌일 계획을 병행하고 있어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람사르 총회를 3개월 앞두고 정부는 대규모 갯벌 매립계획을 세웠다. 지난 7월 8일 열린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회에서 ‘공유수면 매립기본 계획 변경(안)’이 제출·심의되었는데 여기에서 서남해안의 갯벌 가운데 총 24건 15,441,135㎡(467만평)의 매립계획이 통과된 것이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경남도에 있다. 이같은 이율배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008 람사르총회를 위한 한국 엔지오 네트워크’ 주최로 경기도 강화에서부터 충청, 전라도의 서해안을 따라 내려가 오는 10월 27일 경남 창원에 이르는 갯벌 순례대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제10차 람사르 당사국 총회에 즈음한 전국 연안 도보순례’이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서해 연안갯벌 따라 이들이 옮기는 발걸음에는 더 이상 습지를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들은 람사르총회 100일 전인 지난 7월 20일 강화도 동막해수욕장에서 발대식을 갖고 남하하고 있는데 오는 14일 서천에 당도하여 3일 동안 서천갯벌을 따라 행진을 펼친다고 한다. 이에 서천에서 환경을 보전하려는 사람들이 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싱싱하게 살아있는 서천갯벌과 람사르 협약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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