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아랑곳 않는 잔치판
서민경제 아랑곳 않는 잔치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11.10 14:51
  • 호수 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으며 서민경제는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서천역앞 택시정류장에는 빈 택시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마트마다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위험 수위를 말하고 있고 서민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천의 군의원, 공무원들과 사회 지도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다. 군의원 1명을 제외한 8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4명이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유럽의 네덜란드·벨기에·독일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여행비의 절반은 자부담이라 하지만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이 바라보는 눈은 곱지 않다.

올해 배정된 군의원 해외연수예산을 전액 삭감한 경북 성주군의회도 있다. 가서 보고 배운 견문을 군민들을 위해 활용하기 바란다.

지난 1일 금강하굿둑 체육공원에서는 군 산하 공무원들의 단합을 도모한다는 ‘한마음체육대회’가 있었다. 여기에 2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한다. 이날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쉼터를 독차지한 채 기존의 상설무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특설 무대를 설치해가면서 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일치단합해서 해야 할 일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일일 것이다. 얼마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바라보는 서민들은 오히려 이마에 주름살만 더 깊게 만들었을 성 싶다.

지난 5일에는 군의원들과 군 실·과·소장들이 한 군의원이 운영하는 비인면의 한 식당에서 회식을 하였다 한다. 솔선수범해서 이같은 자리를 자제했어야 할 사람들이 그것도 의원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잔치를 벌인 것은 서민들의 고통을 정면으로 외면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군이 45억여 원을 들여 한 종교단체 소유의 폐교를 사들이겠다고 나서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용율이 떨어져 골칫거리가 된 종교단체의 고민을 해결해주려 작정한 것인가. 게다가 구체적인 이용방안이나 관리 방안도 없이 일단 사놓고 뭐든지 해본다는 식이니 주먹구구식 행정이라 지탄을 받을 만하다.

이에 더하여 지난 7일 밤에는 장항공고에서 ‘지역 발전 재도약을 위한 서천군민 화합 콘서트’가 열려 대중가수들이 초빙되어 노래를 불렀다. 갯벌매립을 통한 장항산단 조성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장항읍 주민들과 갯벌매립을 반대했던 주민들 간의 가슴에 남은 앙금이 함께 노래부르고 박수친다고 사라질 것인가.

장항읍 주민 대부분은 현재 극도의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다. 주민들이 떠난 빈 건물은 벽이 헐어 날로 추레해지고 있고 장항선 열차마저도 옮겨가버려 황량함을 더해주고 있다. 끝없이 쌓여만 가는 토사로 포구 기능은 마비되어가고 있고 이러한 가운데 강 건너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은 점점 세게 주민들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재도약을 위한다면 이러한 근본 원인부터 치유할 생각을 해야 하며 당장 눈앞의 민생대책부터 세워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