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군수는 군민에게 사죄하고 군고에 1650만원 채워놓아야
나 군수는 군민에게 사죄하고 군고에 1650만원 채워놓아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12.08 16:00
  • 호수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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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賞)도 돈으로 주고 받는 시대인가. 나소열 군수가 받은 ‘2008 존경받는 CEO대상’의 정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우선 한국일보사와 함께 이 상을 준 ‘한국전문기자클럽’은 사무실도 없는 정체불명의 단체임이 밝혀졌다. 또한 일반적인 상의 관례를 보면 대상이 1 명, 그 다음이 금상, 은상, 동상… 이래야 정상일텐데 선정된 26명이 모두 대상을 받았다. 기업체 사장과 은행장, 공기업 사장이 7명, 지방자치단체장이 18명, 그리고 경찰청장 모두가 하나같이 대상을 받았다.

상을 준 분야도 신뢰경영, 책임경영, 미래경영, 창조경영, 열린 경영, 시민중심 경영, 가치 경영, 문화행정 경영, 글로벌 경영, 친환경 경영, 생태환경 경영, 환경자원 경영, 선진 복지 경영, 청렴 경영, 지식 경영, 웰빙사회 경영… 등등 구분이 안가는 분야들로 뒤죽박죽이어서 차별성도 없다.

그러나 지역에서 홍보할 때는 25명이 함께 상을 받은 사실은 감추고 단독대상처럼 보도자료를 돌렸고 언론들은 그대로 받아 적었다.

상을 받기 위해 주최 쪽에 제출하는 서류를 보면 신청서, 사업자 등록증, 해당 공적서 등 3가지인데 모두 다 응모하는 기관에서 간단히 작성해 내면 되는 서류들이다. 내가 잘한 것 내가 써내면 상을 준다는 뜻이다.

응모안내를 보면 10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자료를 제출하고 최종평가에서 선정된 기업에 한해 홍보비 2천만원이나 1500만원을 11월 7일까지 입금하도록 되어있다. 실질 심사나 현장평가 같은 것은 필요없고 돈만 내면 바로 수상자로 결정되는 구조인 것이다. 참으로 괴이한 상이 아닐 수 없다. 300만원만 내고도 상을 받은 지자체장이 있는 것을 보면 입금을 놓고 모종의 협상이 있었음도 짐작할 수 있다.

시상식을 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밖에서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소속 회원 10여명이 어청수 청장에 대한 CEO 대상 시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평화적인 촛불시민을 향해 색소 물대포를 쏘고 방패와 몽둥이, 군화로 머리를 짓이기는 등 온갖 인권유린을 자행한 어청수 청장이 CEO 대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국민과 역사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사건”이라며 규탄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인터넷을 타고 전국에 퍼져나가 ‘2008 존경받는 CEO대상’이 전국적인 조롱거리가 된 지난 4일 오후 군은 전국공무원노조 서천군지부의 반대와 경고를 무릅쓰고 군 청사에 ‘축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수상’이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내걸었다.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나 군수는 “이번 수상은 서천 발전을 바라는 군민 모두의 염원과 소망의 결과”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어느 군민이 돈 내고 그런 상 받아오라고 했는가. 나 군수는 이미 돈을 가장 많이 낸 지자체장으로 전국적인 조롱거리가 돼버렸다. 이에 따라 서천군에 대한 홍보는커녕 명예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따라서 나 군수는 펼침막을 내걸 것이 아니라 머리숙여 군민 앞에 사죄부터 해야 할 것이다.

‘돈내고 상받기’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자체 단체장 개인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에 상을 그토록 받고 싶었다면 ‘홍보비’는 개인 돈으로 지불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군민의 혈세 1650만원으로 지불하였다. 그가 참으로 책임감 있는 군수라면 1650만원이 축난 군고를 다시 채워놓아야 할 것이다. 그런 상 ‘구매'하라고 낸 세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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