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금강하구 지키기에 적극 나서야
군, 금강하구 지키기에 적극 나서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12.15 16:21
  • 호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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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장항에 있는 서천군수협 회의실에서 군산복합화력건설반대서천군대책회의 소속 어민 20여명이 모여 공석이 된 상임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회의가 있었다. 이날 회의에서 두 명의 집행위원은 발전소 건설 백지화 투쟁에 반대하며 집행위원직 사퇴를 선언하였다. “국가가 하는 일에 반대하며 싸워 이길 수 있느냐”며 “보상을 받아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로써 복합화력반대대책위는 커다란 흠결을 갖게 되었다. 현재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해놓고 있는 상태에서 법원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커다란 싸움을 앞에 두고 ‘적전분열’이라는 사태를 낳고야 만 것이다.

서천군의 어업에 있어서 금강하구가 지닌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이들이 스스로 어업권을 포기하고 보상에 매달려 반대투쟁 포기를 선언한 일에 대해 우리는 연민의 정을 금할 수 없다. 그동안 서해 곳곳에서 사회적 약자인 어민들 앞에 국가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군림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새만금간척사업 과정에서 어민들은 무력하게 삶의 터전을 내놓고 말았음을 유심히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리 쉽게 어업권을 내놓아야 할 것인가. 반대투쟁에 총력을 다할 때 보상도 최대한으로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서천군에서 수산업을 제외시켜 놓고 경제를 말할 수 없다. 벼농사에서 올리는 수익은 1천억여원이지만 김양식에서만 올리는 매출은 3천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생선 도·소매, 관광객 유치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서천군은 바다에 의지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합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하루 130만톤의 온배수는 새만금갯벌이 사라진 이후 어족자원의 산란장 역할을 하는 금강하구생태계를 궤멸시켜 비인만 일대의 김양식은 물론 근해어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천군의 김양식은 충남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 전국 생산량의 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 산업단지가 있어 이같은 소득을 올릴 것인가.

금강하구는 서천군의 목숨이다. 서천에서 생산되는 김 원초를 가져다 가공하여 소득을 올리는 보령·홍성 등지의 김가공업체에도 타격을 가하는 충남 연안 전체의 문제이다.

서해 어족자원의 고갈을 불러오는 전국적인 문제이며 도요새 등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를 파괴하는 전지구적인 환경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같은 점들을 내세워 금강하구 지키기에 온 국민이 나서게 해야 할 것이며 서천군 어민들은 똘똘 뭉쳐 선봉에 나서서 온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사안의 중대함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나소열 군수의 서천군은 발전소의 냉각수 취수를 위한 공유수면점사용을 절대 허기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표명한 채 발전소 건립 저지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서천군의 명운이 걸린 사안인 만큼 군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금강하구를 지키려는 행보를 내디뎌야 한다.

김양식업의 궤멸을 가져올 사태를 앞두고 2기신활력사업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김가공산업 육성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바다를 죽여놓은 다음에는 국립생태원이나 해양생물자원관이 갖는 의미도 반감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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