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 서천갯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서천갯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1.19 10:38
  • 호수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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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남해안 김 양식장의 공업용 염산 사용이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부류식 김 양식장에서 파래나 갯병 등을 막기 위해 김 양식장에 공업용 염산을 뿌려온 것이다. 실험결과 식용에는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충남 김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서천은 이러한 방송의 지적에 귀를 열어야 한다. 도를 넘은 밀식은 오히려 생산력의 저하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지금껏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이러한 일들은 결국 서해안 갯벌의 상징처럼 남은 서천갯벌의 파괴로 이어진다.

1970년대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 과정을 걷기 시작한 한국이 짧은 기간 동안에 이룬 고도성장은 알고 보면 세계 5대갯벌이라 불리는 서해안갯벌을 파괴한 대가였다. 육상 생태계와 해양생태계를 연결하는 고리인 서해안의 복잡한 해안선은 자로 댄 듯이 밋밋해졌으며 국토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갯벌은 간척사업으로 매립되어 결국 소수 개인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같은 간척사업은 건설자본을 살찌웠으며 이를 토대로 국부를 증대시키는 같아보였지만 지속가능한 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공장만 들어서면 잘 살게 되는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음을 우리는 아산만을 접한 경기도 평택시에서 보고 있다. 최근 평택시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한 자동차 공장의 조업중단으로 그 도시의 경제는 대공황 상태에 빠져들어 주민들은 미래를 기약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자연이 베푸는 혜택은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을 약속해준다. 다만 여기서 전제해야 할 점은 생태계를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욕심을 부려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적금통장의 원금을 빼내 쓰는 일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자연이 주는 이자만을 가지고 살아야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이 보장되는 것이다.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우리 서천군을 위협하는 일은 너무나 많다. 생태도시란 자연 생태계가 살아있는 도시를 말한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생태도시를 꾸려가는 일이다. 그러나 강 건너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은 시시각각으로 우리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멀쩡하게 살아있는 내륙습지에 삽질을 하려는 금강정비계획은 결국 생태계에 의존해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일로 귀결된다.

이러한 ‘외압’을 물리치려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눈앞의 열매만 바라보고 가지를 꺾어버린다면 이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 다시 서천 갯벌 살리는 일에 저극 나서야 할 때이다. 금강하구갯벌을 파괴하는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저지하는 일에 모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이를 도외시한 그 어느 정치인의 발언도 허위에 불과하다. 몇 푼 보상 따위나 노리는 욕심은 자손 만대에 죄를 짓는 일이다.

이제 다시 갯벌 보전에 나서야 한다. 특히 김 양식장에서 공업용 염산 사용은 당장은 달콤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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