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박람회와 돼지독감
꽃박람회와 돼지독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5.05 10:36
  • 호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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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20세기 이후 3차례의 인플루엔자 ‘대유행(팬데믹ㆍPandemic)’을 경험했다고 한다. 스페인독감은 그 첫 사례였다. 스페인독감이란 명명에도 불구하고 이 독감이 스페인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는 없다. 1918년 11월 독감이 프랑스를 거쳐 스페인에 전파된 이후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스페인독감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1차대전에 개입하지 않았던 덕에 검열에서 자유로웠던 스페인 언론들이 관련기사들을 대량 생산했던 것이 한몫을 했다고 한다.

당시 사망률은 2.5~5% 정도로 추정되며 최초 사망자 발생 후 25주 만에 2500만명 가량이 숨졌다. 인도에선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1700만명이 숨져 가장 피해가 컸다. 일본은 2300만명이 감염돼 39만명이 숨졌다. 전체 인구의 28%가 감염된 미국에선 50만~67만5000명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인플루엔자가 현재 지구촌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돼지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가 멕시코에서 발원하여 세계 각 곳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 보건복지가족부는 장관이 긴급 검역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전염병 개정 고시를 통해 돼지 인플루엔자 등 신종전염병증후군도 긴급검역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땅에도 돼지독감 감염의 위험성을 정부가 인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중공업 유류누출 사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태안군에서 꽃박람회를 열고 있다. 해양생태계가 낳은 혜택을 누리며 살아오던 태안군 주민들에게 기름누출 사건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재앙이었다. 우리 서천군 관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태안으로 가서 기름때 제거작업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갯벌을 제껴놓고 꽃에 매달린 태안 군민들의 사연을 우리는 연민의 감정으로 바라보며 부디 자연생태계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서천군 관내의 각 단체들이 태안에서 열리는 꽃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과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 순수한 동기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돼지독감이 유행하는 가운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이 먼 나들이를 하는 데에는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에 유행하는 변종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감기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도 체내에 균을 지니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그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면역력이 약한 초등학교 어린 아이들이나 나이 많은 노인들은 감염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으로 태안 꽃박람회 관광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린다. 돼지독감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과연 함부로 나들이를 해도 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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