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좋아하면 야만인? “천만에”
보신탕 좋아하면 야만인? “천만에”
  • 최현옥
  • 승인 2002.02.07 00:00
  • 호수 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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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도 이제 문화적 상대주의를 당당히 인정받아야 합니다”
주로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먹는 음식인데도 이 겨울 문턱이 다는 집이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보신탕집!
88년 올림픽때처럼 혐오식품으로 뒷골목으로 몰릴 것이냐? 아니면 문화의 상대주의를 인정받는 당당한 음식문화로 남을 것이냐?
보신탕 파문이 일면서 우리 식문화를 사랑해야 한다는 여론의 여파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마서면 계동리 보화식당 강화원씨(39·사진 우)와 이종미씨(39·사진 좌) 부부.
강씨는 “보신탕이 우리나라 고유음식의 하나로서 ‘개장’, ‘구장’이라 불리었다”며 “특히 농경사회에서 소는 중요한 노동 제공 수단이기에 서민이 식용할 수 없는 가축이었고, 대신 개가 육고기의 섭취원이었다”고 한다.
또한 전통적인 개는 고서<본초강목>에서 보듯이 ‘사냥개’, ‘집지키는 개’, 식용으로 쓰는 ‘식견’으로 나눠지는데 보신탕은 식견인 토종 누렁개를 썼다. 강씨는 주위동네에서 직접 1∼2년 정도 된 중견인 토종누렁개를 구하는데 그만큼 믿고 산다.
보신탕에서 가장 중요한건 육수로 뿌연 색을 내야하는데 사골을 15시간정도 곤다. 그래야 비릿한 맛이 없고 단백한 맛을 낸다. 고기는 냉장보관 없이 그 날 사용불량만큼 바로 익혀 사용한다.
탕은 끓일수록 맛을 더하는 뚝배기에 양념을 해서 재어두었던 고기를 둠뿍 넣고 깻잎, 부추, 고춧가루, 깻가루 등을 넣어 보글보글 끓인다. 맛깔스런 밑반찬과 함께 내놓으면 손님은 땀을 흘리며 게눈 감추듯 한그릇을 비워내며 “개운하다” 한다.
보화식당의 또 다른 강력추천 메뉴는 전골. 개고기에 수육을 붓고 끓여 먹은후 밥에 신김치와 김, 참기름을 넣어 볶아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보화식당은 보신탕을 즐기기 위한 손님만으로 붐비지 않는다. 병후나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찾는 손님 또한 많은데 인근의 병원 의사들조차 효능을 인정해 환자들에게 보신탕을 권한다.
주방을 담당하는 부인 김씨는 4년전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보신탕집을 인수하면서 맛의 향상을 위해 다른 집에 가서 맛을 보는 등 수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씨는 손이 큰편인데 이는 외지손님들이 찾아와 고향의 인심을 느끼도록 하는 것으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많을때 보람이 크단다.
“서천지역 사람들 만큼 보신탕을 좋아하는 곳도 드물 것이다”는 강씨는 “건물이 노후하다보니 손님들 편의를 위해 시설을 확충하고 싶고 보신탕이 당당한 식문화로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맛자랑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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