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5.30 12:15
  • 호수 4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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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국민장은 국민이 상주

하나. 국민장은 국민이 상주

 

‘노간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칭입니다. ‘간지’라는 단어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폼난다’라는 청소년들이 쓰던 속어인데 노 전 대통령의 성을 붙인 것이지요. 이처럼 젊은 친구들이 유난히 좋아했던 그분께서 세상을 등지셨네요. 7일 국민장이 치러지는 동안 그분을 지지했든, 비판했든 상관없이 기록적인 노란 추모의 물결이었지요.

국민장(國民葬)은 국민 모두가 상주가 되는 것인데, 은근히 또는 조직적으로 군경들이 조문을 막았지요. 李정부는 봉하마을로 향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국민장을 치르면서 장례기간 내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지요. 추모행렬이 이어지는 서울 대한문 앞에는 전경버스가 울타리를 쳐서 시민조문객들이 가까스로 한사람씩 드나들 수밖에 없었지요.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적 애사에 참으로 참담함을 더했지요. ‘노간지’의 영혼이 세삼 두려운 걸까요. 두다리는 뻗고 주무시는지, 취임 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다”시더니…….


둘. 국민통합

서천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5천명 가량의 조문객이 찾았지요. 특히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들과 학생들이 많았네요. 반면 보여야할 유력 인사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지요.

자그마한 동네잔치까지 열일 제쳐놓고 찾아다니며 눈도장을 찍으러 다니시던 분들께서,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왜 못 오셨을까요. 정치철학이 그분과 달라서 일까요? 그렇다면 참으로 꼴값에다 어리석은 사람들이네요. 우리 선조들께서는 아무리 혈육을 해한 원수일지라도 궂은일을 당했을 때는 조문을 했고, 이것이 화해의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차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도 분향소를 찾았겠지요. 

노 전 대통령께서 꿈꾸던 대한민국은 지역주의 타파, 균형발전 이었지요. 이는 용서와 화해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입니다. 용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어, 가해자가 진정성을 가지고 무릎을 꿇을 때 가능하지요. 이에 피해자가 용서한 후에 비로소 서로 화해가 이뤄지고, 이런 화해들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지요.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 가해자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 슬그머니 넘어간다면 국민통합은커녕 더 큰 분열이 오겠지요.


셋. 동서천 나들목

죽어라 ‘서천’을 이야기하면 ‘서산’ 어쩌고 할만큼 ‘서천’은 인지도가 매우 낮네요. 그래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서천나들목이 설치되고, 뒤늦게 서천휴게소도 생기고 해서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이제 서천을 제법 알고 있습니다.

공주~서천고속도로가 28일 오후 6시부터 일반 통행이 시작됐네요. 이제 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겠는데, 노 전 대통령 서거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서천은 장항항의 ‘꼴갑 축제’ 이외에는 별 다른 홍보전이 없었던 점이 아쉽네요. 대전~당진 고속도로도 이날 개통됐는데, 당진은 첫 번째 오는 손님맞이, 음악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거든요.

어쨌든, 국가적 애사로 미뤄졌지만, 새 고속도로 개통 이후 첫 지역축제인 ‘꼴갑(꼴뚜기, 갑오징어) 축제’가 잘 준비돼서 서천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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