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6.20 12:53
  • 호수 4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 살아주기 억울한 나라 2

 

지난 호에, ‘살아주기 억울한 나라’를 언급했지요. 왜 이리 살아주기 억울 사람들이 많을까요. 6월 들어 서천에서만 3건의 자살사건이라니.

힘든 세상 술로 달래려다 술병 못 이겨 떠난 여인, 건강한 이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노부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 대신 “젊어 고생은 늙어 골병” 이란 말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네요. 사회 일원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최소한의 ‘돈’,  맘 놓고 치료 받을 돈, 간병인을 쓸 돈, 자녀교육 시킬 돈, 그 원수 같은 돈……. 

굶주리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데 100년 전 선교사들의 눈에 비친 조선이 그랬다지요. “끼니 걱정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쩌면 저렇게 낙천적일까” 했다니까요. 가난도 이웃과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오직 ‘자본’에 가치를 두고, 분배는커녕 부익부(富益富)에 충실한 정책을 펴는 나라. 다시 부탁드리건 데 제발,  민초들을 더 이상 불행하게 마시라.


둘. 의장님의 ‘남의 탓’

가화어인(嫁禍於人), 재난을 남에게 전가시키고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죠.의장님께서 한 신문에 <언제부터 우리사회가 이리도 모질었던가!> 한탄하시는 내용의 특별기고를 하셨더군요. “죄가 없는 자부터 돌을 던지”라는 성경까지 인용하시면서  “험담과 욕설이 난무한다” 시며 “불은 불로써 끌 수 없고, 물은 물로써 씻을 수 없는 것과 같이 원망은 원망으로 복수는 복수로 갚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셨는데 서천군의회 의장으로서 이런 글을 쓰신 것은 서천사회도 그렇다는 말씀이니 유감.

“손톱만큼의 배려도, 인간다움도 없다”는 밑도 끝도 없는 사회를 향한 탄식, 사회에 문제가 있다면 우선은 지도자들이 책임을 통감하는 게 맞지요. 의장님께서는 지도층 맞고요. 설령 어떠한 원인에 의해 불신이 서천사회에 문제가 되었다면 의장으로서 하실 일은 추상적인 ‘사회 탓’ 늘어놓을 게 아니라 책임을 전제로 한 기자회견 내지는 호소문을 발표하셔야 격에 맞지요. 책임져야 할 지도자들이 ‘사회 탓’이나 하면 민초들 실망이네요.


셋. 모시문화제 옥의 티

개막식 내빈소개, 군의원들까지 일일이 호명된 선출직자들 소개가 있었지요. 그리고 고향행사 축하차 멀리서 오신 향우회장님들. 이어 “시간 관계상”이란 말과 함께 “농협중앙회 서천군지부장 ooo, 그리고 기관단체장님들은 모두 일어나 주세요!” 거명된 분만 멀쑥하게 꾸벅. 서천군 기관단체장 대표로 호명된 사람이 교육장도, 경찰서장 아닌 것도 황당.

또 서천군의장 옆에 ‘보령시의장’께서 계셨는데 소개를 안 하더군요. 의원 나리들 자기들 얼굴만 챙기느라 옆 고을 의장님은 소개하거나 말거나. ‘예의 없는 것들’이라 했겠지요.

그리고 ‘시간 관계없이’ 사회와 군수인사는 우리말 뒤에 영어, 일본어가 따라붙었죠. 저 그날 영어 쓸 거 같은 외국인 딱 한분 만났는데 어찌나 우리말을 잘 하던지. 관계공무원님들, 수고 하신 거 잘 압니다만, 매사 군수·의원나리 띄우기에 초점이 맞추려거든 다음부터 내빈 없이 끼리끼리 하세요.

아참, 도지사님, 왜 “지사 선물 받고 박수도 안하냐”셨지요? 자꾸 ‘서천시’라 하시니 다들 다른 동네 얘긴 줄 알았다네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