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제21’에 바란다
‘서천의제21’에 바란다
  • 뉴스서천
  • 승인 2002.09.26 00:00
  • 호수 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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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서천의제 21> 워크숍에서 어느 교수가 ‘자연은 자연스럽게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면서 금강 하구언 아래에 토사가 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은 힘을 쏟아 인위적으로 준설작업을 해도 하구둑이 막혀있는 한 자연스럽게 토사는 금강 하구에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항과 군산사이에 토사의 퇴적은 육안으로 보일만큼 심각하다. 행정기관은 준설작업을 해야하는데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기에 엄두도 못 낼 뿐더러, 겨우 토사를 퍼내 보았자 자연은 사람의 애씀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갈 뿐이다. 사람들에게 토사 퇴적은 심각한 일이지만 자연은 전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자연스러울 뿐이다. 오늘도 밀물에 토사를 토해놓고는 유유히 밀려가는 물결을 바라볼 뿐이다.
인간이 둑을 쌓아놓고 많은 편리함을 누리면서 토사의 퇴적이 없기를 바란다는 것은 인간의 욕심임에 분명하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자연을 이용하려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일 뿐이다.
인간이 자연에 치러야할 대가를 <루소>는 ‘자연의 벌’이라고 했다. 그의 교육소설 <에밀>에서 이런 예로 우리를 훈계한다. 어린이가 장난감을 부수면 곧 바로 장난감을 주지 말고 ‘장난감을 부수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없어진다’는 자연의 벌을 느끼게 하라는 것이다. ‘창문을 깨뜨린 어린이는 그 창문 곁에 앉도록 하여 깨어진 창문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벌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벌을 벌로 과하지 말고, 악행에 대한 자연의 결과로써 스스로 그 벌을 느끼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UN환경위원회의 권고로 각 나라의 지방단체들이 소위 의제 21(Agenda 21)을 작성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제시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원칙으로 하여 의제를 작성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던져진 최후고육지책의 화두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인간들 스스로가 엄청난 욕심을 갖는 모순된 말이기도 하다.
세계 인구의 20%인 선진국들이 세계 에너지의 80%를 소비하는 반면 아시아의 30억 인구는 절대빈곤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한 상황이다. 알고 보면 소위 선진국 사람들이 공해를 다 만들고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개도국들에게 환경적인 통제를 가하려는 점도 탐탁하지는 않다. <서천의제21>이 자칫 강대국들의 질서에 줄서기 하는 꼴이 아니기를 바라며 진정 <서천의제21>을 우리 것으로 우리 서천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의지와 혜안이 있기를 바란다.
패러다임의 전환, 문명의 전환의 시대라고 말한다. 새로운 문명의 여명이 천방산에서 밝아오며 금강과 서해 바닷가에서 흐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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