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이 고향인 까닭에
서천군이 고향인 까닭에
  • 뉴스서천
  • 승인 2002.10.31 00:00
  • 호수 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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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일이다. 민선 3기를 맞이하여 도지사가 과거 순방형식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의 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도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써 ‘서천군민과 도지사와의 대화’라는 행사가 열렸다.
개인적으로 여러 형태의 행사에 참여해 본적은 있으나 이러한 취지의 행사는 처음인지라 매우 기대되었고 특히, 충남도와 서천군, 지역주민의 연결고리가 되어야 하는 사회자 역할인지라 실로 긴장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출향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무엇인가를 기여할 수 있음에 영광스럽기까지도 했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그 날 행사의 주제는 장항국가산업단지의 조성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및 일등 충남 만들기였다.
정해진 식순에 의해 향후 도정방침을 관계자에게 설명 듣고 각각의 주제 발제와 함께 토론이 시작되었다. 그 중 제 1주제는 오랜 지역의 숙원사업이었기에 매우 뜨거운 분위기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로 예외였다. 다들 입을 다물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한때는 거리에 나부낀 플래카드만 보아도 대단했던 사안이라고 여겨왔던 것이었는데…
그 날에서도 일부 확인되었지만 아마 이제는 지역주민 모두에게는 흥미 없는 내용인 듯 싶었다. 물론 도지사로부터 공단관련 전담부서 신설여부를 검토하고 향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겠다는 확약을 얻어내긴 했어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문제의 발단은 지역의 책임 있는 지식인과 어르신이 부족했기
에 자초했던 것 같기도 하다.
1995년 군장광역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할 당시, 서천군 관계공무원을 비롯한 공공단체임원, 기업인, 지방의회 의원, 지역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에서 약 81%가량이 본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찬성한 반면, 지역주민은 43%로 보통수준이었던 사실이 바로 그러하다. 하지만 정반대로 인근지역인 보령시의 경우에는 이 같은 여론 선도층이 국가공단 개발에 더 부정적이었다. 그들은 쾌적한 문화관광도시를 기대하고 있었으며 지금은 어느 정도 그들의 희망을 가시화하면서 지역주민들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미래란 과거나 현재의 연장선이나 확대는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러하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자유롭게 꿈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똑같은 조건이자 환경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따라서 누가 먼저 이를 능동적으로 준비하며 독창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사실은 극히 당연한 말이 된다.
행사를 마치고 생각해 보았다. 전반부와는 대조적으로 나타났었던 후반부의 뜨거운 열기를 말이다.
이는 진정 지역주민들의 소리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서천군만의 자주적인 자립성은 배제한 채, 그저 요구하는 차원에서 끝내버린 발언이라면 우리는 또 하나의 불만거리만을 생산해 내는 어리석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보다 냉철한 현실 이해 속에서 서천군만의 독창성을 기반 삼아 다른 지역과 상급 정부기관과의 지혜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즉, 경쟁과 공생이라는 서로 모순된 단어들을 잘 엮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는 단지 막연한 각오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의존적이거나 또는 너무 배타적인 자세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 고향이 서천군인 까닭에 생각해 본 글이다.
<장인식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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