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도서관을 만듭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도서관을 만듭니다”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0.12.13 00:23
  • 호수 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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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웃음이 최고의 보람”
장항공공도서관 사서 노철안씨

▲ 장항공공도서관 사서 노철안씨.
“더 나은 도서관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장항공공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노철안(45·장항)씨가 주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다.
2003년 장항공공도서관이 서천문화원에 위탁운영되기 시작하면서 도서관을 8년째 매일같이 지키고 있는 그녀다.

한해 한해, 한달 한달 이용객이 늘어가는 게 제대로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도서관에서 일하면서도 위안이고 보람이란다.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평일엔 주민들의 발길이 뜸하지만 일년에 두 번 정도 열었던 무료인형극 외에도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논술과 스피치 교육을 운영해 호응이 좋았고 주민들에게 좀더 많은 것을 줄 수 있어 기뻤다”며 내년엔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어찌보면 ‘도서관이 교육프로그램 한 두개 정도 운영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소중한 일들이다.

도서관이 가진 조건이나 시설들이 너무나 미흡하고 미약했기 때문이다. 사실 얼마전까지 도서관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내가 어떤 책들을 대여했었는지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조차 없었다.

▲ 장항도서관의 아동열람실.

책장을 일일이 둘러보며 원하는 책을 찾아야 했고 그나마 조금 적극적인 사람들은 노철안씨에게 물어보는 정도였단다. 내가 그 전에 어떤 책을 빌려갔는지는 아예 찾아볼 방법조차 없었다. 그나마 올해 여름이 돼서야 도서 검색 프로그램이 도입됐고 지금은 이를 이용해 쉽게 책을 찾고 내가 그동안 어떤 책을 읽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됐단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늦게나마 갖춰진 것이 기쁜 그녀에게는 주민들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더 생기는 게 바람이라는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된다.
장항도서관은 시설만 부족한 게 아니라 접근성이 너무나 떨어진다. 군민체육관에 가려져, 인근학교 기숙사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그곳에 도서관이 있다는 걸 모르는 주민들이 태반이다.

그나마 노철안씨의 꾸준한 홍보와 지역을 돌아가며 책을 대여해주는 이동도서관이 장항도서관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다.
그런 노력 덕에 비록 평일엔 난방비가 부족해 성인열람실만 겨우 온풍기를 틀고 있는 정도지만, 이젠 중고등학생들도 차츰 찾아오기 시작했고 주말이면 평균 70~80명의 주민들이 찾아와 책을 읽고 빌려가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아동열람실이 생긴 이후론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와서 책을 고르고 읽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그 역시 그녀를 즐겁게 하고 있다고. 작은 바램이 있다면 이제 찾아오기 시작한 청소년들이 머무를 공간이 없어 발길을 돌리는 것이 안타까워 그들을 위한 작은 ‘디지털 자료실’같은 공간이 마련됐으면 하는 것이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나 대형서점이 없는 환경에서 새로 책들이 들어오면 아이들에게 읽힐 수 있는 좋은 책이 많이 들어와 좋다”며 환하게 웃는 엄마들을 볼 때 사서로서 느끼는 뿌듯함은 그야말로 최고의 피로회복제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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