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을 마감하며
경인년을 마감하며
  • 발행인 공금란
  • 승인 2010.12.24 15:07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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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금란/발행인
매년 세밑이 되면 ‘다사다난 했던 한해’라고 말하지만, 올해는 국가적으로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교전, 지방선거, 3년 연속 다수당의 날치기 국회, 4대강사업으로 파헤쳐진 농경지와 기후변화에 따른 흉작으로 배추 값이 1만원을 호가하는 등 국민들이 참 고달팠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 아픕니다. 혹자들은 ‘전면전 불사 응징’을 말하지만, 애써 군인정신을 북돋우고 있을 군인들, 이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군인 가족들, 남북경협에 참여한 업체와 근로자들, 불안에 떠는 접경지 주민들을 생각하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의 짐이라 생각하니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하는 지도자가 그립습니다.

겨울 들어 사람에게는 신종플루, 닭과 오리에는 조류독감, 소 돼지에는 구제역이 극성입니다. 와중에 계획됐던 ‘금강철새여행’과 ‘마량리 해넘이·해돋이 축제’가 취소되었습니다. 정부의 새만금홍보 전략으로 관광객이 새만금으로 몰려가, 바닷가 식당의 손님이 뚝 끊겨 문을 닫는 집들이 생겨나고 특화시장도 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쌀농사마저 지난해 보다 소출이 떨어지고 2004년산부터 창고마다 쌓여 있는 재고로 값은 더 떨어지고, 대북지원 돌파구도 남북관계 악화로 어려워 졌습니다.
장항지역 어민들은 군산의 엘엔지복합화력발전소의 온배수 피해문제로, 서면지역은 김양식장에 병이 돌아 걱정입니다. 이래저래 속 끓이는 이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각자 위치에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며 열심히 한해를 살아냈습니다.
반면에 나름대로 노력하겠지만, 행정이나 의회 대처는 늘 형식적이고 느긋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더욱이 선거직 공직자나 또 차기를 노리는 이들의 행보는 언제나 똑같아 보입니다. 주민들과 함께 아파하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생색내기에 바빠서 무차별 악수공세, 무식한 언론 플레이, 모임장의 뻔뻔한 얼굴도장 찍기……가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군수가 이런저런 상 탔다고 떠벌일 때가 아닙니다. 도의원이 군이나 도와 상의 없이 ‘해상도계’를 들고 언론 플레이 할 때가 아닙니다. ‘람사르 협약’에 따른 보존습지 지정에 대해 군의원 정도가 왈가왈부할 때도 아닙니다.

어느 식당에서 매월 한 번씩 어르신들께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는데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기다렸다 한 끼 해결하고 가는 분들, 날아드는 빚 독촉에 목숨을 저울질 하는 농민들, 쌈짓돈까지 닥닥 긁어 열었던 가게 문을 닫으며 한 숨 짓는 영세 상인들이 수두룩합니다.

선거 기간에는 소형 중고차 끌다가 당선되기 무섭게 기름 꽤나 태우며 뻔쩍거리는 고급승용차 몰고 다니실 때, 이혼한 자식들이 두고 간 손주 분유값 대기도 벅차서 찬 방바닥에 자리 펴는 노인들도 계십니다.
해야 할 일이지만, 유력한 개발지역의 소유주를 확인하는 일이 두렵습니다. 모두가 알만한 이름이나 그의 친인척의 이름이 나올까봐 그렇습니다.

뉴스서천도 지역정론지로서 나름대로 노력해왔지만, 이 모든 일에 책임이 없다 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직도 여론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을 느끼지만 좌절하지 않겠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행동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서천이 보다 앞당겨 지리라 믿습니다.

독자여러분, 어려운 중에도 우리신문을 구독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신묘년 새해에는 더욱 번창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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