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보도-한산오일장을 가다 - <3>지역먹을거리체계의 중심
■ 기획보도-한산오일장을 가다 - <3>지역먹을거리체계의 중심
  • 이미선 기자
  • 승인 2011.01.31 14:55
  • 호수 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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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 살려 로컬푸드와 연결
볼거리·먹을거리·살거리 충족되는 오감만족시장이어야

 

▲ 서천특화시장 수산물동 부감.

 

실거주자가 6만명도 채 안 되는 서천군의 실정에서 현재 운영 중인 재래시장들은 이미 활력을 잃었다. 외국의 경우 이러한 재래시장의 가치를 복원키 위해 지역먹을거리체계(로컬푸드)를 구축하거나 한 가지 테마로 시장을 특성화해 시장 활성화의 변화를 이룬 예도 있다. 재래시장을 지역먹을거리와 연계하는 방안을 살펴본다

지역 특성과 연계해야 ‘성공’

일본 와카야마현의 구로시오시장과 나카노부시장, 영국 베레롱시 외곽에 자리한 오후6시시장.
일본의 와카야마현은 오사카 남쪽에 자리한 인공섬이다. 딱히 내세울 것 없던 이곳에 구로시오시장이 들어섰고, 이는 곧 인근의 놀이공원과 연계한 관광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매일 같은 시간을 정해 참치쇼를 선보이며, 일본 전통식 가옥을 도입한 실내형 재래시장으로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특히 야외바비큐시장이 유명한데, 시장에서 고른 각종 수산물들을 일정한 자릿세를 지불한 뒤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의 먹을거리시장을 도입한 까닭이다. 이 바비큐시장을 이용하려 시장을 찾는 이가 있을 정도로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인구의 특성을 시장발전에 맞춘 예도 있다.

일본 나카노부시장. 불과 5년 전만해도 이곳은 보통의 재래시장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인구 대부분이 노인이라는 점에 착안, 노인들을 위한 각종 휴식공간과 맞춤형서비스 공간으로 재탄생해 지금은 노인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장 안에는 노인들이 무료로 차와 쿠키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한 쉼터뿐만 아니라, 약국과 치과, 접골원, 실버용품 판매장 등이 들어서있어 노인들은 시장 안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

상인과 손님 모두 노인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은 20% 할인된 가격에 이발을 할 수도 있다.
영국 베레롱시 변두리 공터에 자리한 오후6시시장은 인근 마을에서 그날그날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만을 생산자가 직접 따다가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멀리서도 이 값싸고 질 좋은 농산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일 오후 6시 장이 열리는 이곳은 1985년 폐쇄된 기찻길을 활용한 가설시장이다. 이곳에 모인 상인들은 아침 일찍 장에 내다팔 토마토며, 양배추 등을 수확해 상자에 담아 기찻길 옆에 신시장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

▲ 원산지푯말이 꽂힌 곡류.

 

안전한 로컬푸드 유통구조 실현

지역 내 생산된 먹을거리의 안정화된 공급을 위해 지난 2009년 서천군이 도입한 게 바로 로컬푸드 시스템. 우리 동네 텃밭, 우리 고장 들녘에서 나고 자란 신선한 먹을거리를 서천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운동인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한 것이 바로 마서동네장터인데, 매월 15일과 30일, 2차례 장이 열리고 있는 마서장터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얼굴을 맞댄 채 물건을 사고 팔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어 도입 초기 군내 선풍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구제역으로 인해 잠정 중단된 이 시장은 마서면을 축제분위기로 이끈 전통시장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산을 비롯한 판교, 비인 등의 오일장과 연계한 대규모 유통수급조절에는 그 영향력이 미약해 로컬푸드의 안정적 공급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높다. 수급과 맞물린 안정적 유통구조 실현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서천특화시장이 수산물시장으로 자리를 잡은 데는 군산과 익산 등지의 수산고객층을 끌어온데 있다. 한산오일장도 문화상설시장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볼거리와 먹을거리, 살거리가 충족되는 오감만족시장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번 취재를 위해 우연히 장에서 마주 친 한 상인은 옛 시장의 거리 풍경을 그대로 살릴 수 있을만한 너저분한 천막과 아무렇게나 말았지만 그 맛은 절대 아무렇지 않은 장터순대국밥이 진정으로 관광객들의 유치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 먼지 나던 거리에서 입으로 훅훅 불어 먹던 순대국밥 맛이 그립다. 시장은 사람냄새가 나야하는 것 아니겠냐?”며 “신식, 현대화가 제 아무리 설쳐대도 시장은 시장 그대로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의 축제장이 돼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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