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소/윤/하/ 민족정기선양위원장
■ 인터뷰 /소/윤/하/ 민족정기선양위원장
  • 유승길 기자
  • 승인 2011.02.26 00:21
  • 호수 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쇠말뚝 뽑기는 상징적 민족 얼 찾기 운동”

▲ 소윤하 위원장
한창 기승을 부리던 추위가 물러가고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20일. 모처럼 일요일을 맞아 마량리 바닷가에서 고둥을 줍고 해삼을 잡는 가족단위 나들이객 사이 바위에서 무심코 돌을 쪼는 반백의 청년(?)이 눈에 띄었다.

쇠말뚝을 뽑기 위해 서천에 들렀다는 소윤하(67세) 민족정기선양위원장이다. 그는 마량리 바닷속 바위에 박힌 일제의 쇠말뚝 제거 작업 중이라고 했다.
서천지역에도 민족정기 훼손을 위해 일제가 박아 놓은 쇠말뚝이 존재한다니 생소했거니와 멀리 타지까지 찾아와 수고를 무릅쓰는 소회장에 대한 궁금증으로 덮어놓고 현장 인터뷰를 청했다.

-머나먼 서천에까지 와서 쇠말뚝을 뽑는 사연은?
=2년전 서면 마량리 연안 암반에 쇠말뚝이 박혀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 후로 지난 해 현지를 답사하고 군청과 지역어촌계장 등에게 별도의 사연이 있는지 확인한 후 제거작업에 나서게 됐다.


-쇠말뚝이 일제의 만행이라는 확신은 있나?
=오랫동안의 경험으로 확신한다. 숱한 쇠말뚝을 뽑아왔고 수많은 제보자와 목격자를 만나는 등 체증을 거쳐 일을 해왔다. 자신있다.


-일제의 쇠말뚝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일제는 조선 침탈 이전부터 우리의 민족정기의 맥을 끊기 위해 우리 땅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  민족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꼭 찾아서 뽑아내야 한다.


-일제 쇠말뚝 뽑기 운동 위원장으로서 25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쇠말뚝 제거에 앞장서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민족정기 선양사업(쇠말뚝 뽑기)에 나선 동기는?
=대구출신으로 일찍이 상경하여 자영업을 하던 평범한 주민이었으나 1985년 백운대 산행도중 쇠말뚝을 발견하면서 민족 혼 살리기 운동에 나서게 됐다. 이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쇠말뚝을 제거하고 있다. 지금까지 뽑아온 쇠말뚝이 300여개 정도나 된다.


-전국 각지에 산재한 쇠말뚝을 어떻게 찾아내나?
=정보는 없다. 모두 제보에 의해 찾아낸다. 한번은 버스를 타고 이동중 버스 안에서 노인들의 대화를 듣고 수소문해서 찾기도 했다. 대개 그런 식이다.


-쇠말뚝은 대개 기를 끊기 위한 방식으로 산맥 등에서 발견된다는데 마량리는 바닷 속이다. 다른 곳과 다른 점과 이유는?
=예전에 진도에서 유사한 경우를 겪었고 당시 어른들의 면담에서 확인했다. 진도에서도 4개를 뽑았는데 바닷속에 들어 있어 왕사리 때를 택해 작업하는 수고를 겪었다. 이곳도 똑같은 상황이다.
다른 점은 이곳의 쇠말뚝은 7각인 것과 6개의 쐐기가 박힌 점이 특이하다. 아마 주술적인 의미가 더 있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면 손쉽게 제거할텐데 왜 혼자서 작업하나?
=쇠말뚝을 뽑는 일은 민족 혼의 상징적인 부활을 의미하지만 현대에서는 민족이라는 의미가 퇴색해가고 있다. 모두 자기 살기에 바쁘다. 이 운동에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동참하면 좋겠지만 다수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량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나라에 봉사하는 것도 국민된 도리이고 중요한 일이다. 적어도 민족혼을 논하면서 자신의 소신이나 민족관을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 않다. 다른 행사는 몰라도 쇠말뚝 제거작업 만큼은 스스로 한다는 소신으로 임하고 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외로운 길을 홀로 가는데 대해 가족이나 주위의 반응은?
=처음에는 가족들이 말렸지만 지금은 아무문제 없다. 다만 건강을 염려해 적당한 휴식을 권하고 있다. 주위에서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작업에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사학계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일부에서는 행사를 열어주기도 하지만 적어도 쇠말뚝을 뽑는 일만큼은 한푼도 지원받지 않았다. 다만 민족정기선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아쉽다.


-민족정기선양사업과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까지 찾지 못한 쇠말뚝이 많다. 우리나라에 각지에 묻혀있는 쇠말뚝을 뽑아 민족정기를 살리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아울러 북한에도 가서 쇠말뚝 제거에 나서고 싶다. 이를 위해 민족정기선양위원회를 활성화하고 법인등록도 마칠 생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