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마을? 삭막한 회색 도시!
봄의마을? 삭막한 회색 도시!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2.01.02 14:46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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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비슷한 색깔 간판, 보이지도 않아
“온통 시멘트 바닥과 벽…짓다만 공사장 같아”

▲ 지난해 11월 말 완공된 봄의 마을.

 

지난해 11월 말 완공을 알린 ‘봄의 마을’이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와 디자인으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봄의 마을은 군이 건설교통부가 주관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지난 2009년 착공, 총사업비 160억여원이 투입돼 서천군종합교육센터, 청소년문화센터, 여성문화센터, 노인회관, 서천군일자리종합센터 등 5개 건물이 조성됐다.
그런데 지난달 2일 준공식을 가진 후 운영에 들어가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설계상의 문제가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다. 가장 불편한 것은 주차문제로 여러 가지 공공시설들이 모여 있지만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처음 오는 사람은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청소년 문화센터는 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들의 이용이 점점 늘고 있지만 건물 내부에 아이들 주먹만 한 나사못이 수십 개씩 박힌 철제 기둥이 디자인을 빌미로 그대로 드러나 있다.
 뿐만 아니라 계단은 조금만 물기가 있어도 미끄러질 듯 코팅돼 있고 난간 역시 딱딱한 철제 난간에다 4층에서 2층까지 트인 공간에 계단난간과 동일한 철재 난간만 설치돼 있어 추락사고 위험까지 우려되고 있다.
여성문화센터는 층과 층 사이를 이동하려면 건물 밖에 있는 계단을 이용하도록 돼 있고 내부엔 통로가 없어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이용자들의 불편이 더욱 커진다. 게다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경사로나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전혀 없다.
디자인에 대한 불만도 많다. 청소년문화센터는 청소년 이용시설이라는 것을 전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창문과 좁은 복도, 우중충한 건물색상이 지적되고 있다. 이곳을 제외한 다른 건물과 광장 및 건물 사이 공간바닥은 시멘트 색상을 그대로 남겨놔 봄의 마을이라는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회색도시 같다는 여론이다. 더구나 각 건물의 이름을 표시한 간판은 미관상 작게 만든 것까진 좋지만 건물색깔과 비슷해 멀리서는 전혀 보이지 않을뿐더러 가까이 가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어 어디가 무슨 건물인지 찾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물론 봄의 마을 안내지도나 표지판도 전혀 없다.
주민 김아무개씨는 “실제 이용하게 될 주민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다”며 “완공했다지만 짓다만 공사현장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 주민 역시 “봄의 마을이라는 이름과 너무 안 어울린다”며 “건물 사이사이 자투리 공간에 잔디나 나무를 심어 녹지를 조성하거나 바닥에 그림을 그려 꾸미든지 해야지 너무 황량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군관계자는 “그렇잖아도 그런 여론 때문에 광장 바닥을 어떻게 꾸며야 할 지  생각 중이다”며 “조성 중에도 이런 문제들이 제기됐지만 설계자의 의도를 무시할 수 없어 간판도 작은 규격의 비슷한 색깔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어떤 건물인지 찾기 힘들다는 여론을 반영해 앞쪽에 있는 콘크리트 건물 벽에 안내판을 설치하거나 가로등에 표지판을 설치할 계획이다”며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으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시면 점차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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