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끝이 났지만…
인사는 끝이 났지만…
  • 뉴스서천
  • 승인 2003.01.23 00:00
  • 호수 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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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안정의 기로속에서 단행된 서천군의 인사는 공직의 안정에만 무게중심을 뒀다.
이미 지역 일각에서‘무색무취(無色無臭)’란 여론이 조성되고 있음은 서천군의 장래에 비추어 유감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평소 나군수는 인사청탁을 배제하고 다면평가제를 실시하여 일하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발탁할 것을 천명해 왔으나 이번 인사의 결과에 대해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군정을 펼치는 군수입장에선 이번 인사에 있어 공직의 질서라는 기본 틀을 무시할 수만은 없었을테고 이 때문에 장고의 시간을 둔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부서라 일컫는 자리마다 승진대상 요원이나 연공서열에 따른 인사가 이뤄지며 자리바꿈 정도에만 머무른 구태한 인사라는게 주민들의 중론이다.
물론 인사권자 입장에선 이번 인사가 승진요인이 없어 자리 이동밖에 이뤄질 수 없는 답답한 인사였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일정 부분에 있어 7급 공채자 중심의 젊은층 전진 배치와 보복인사를 배제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공직이 중심이 된 인사였고 무엇보다 기존의 틀을 깨뜨리고 싶지 않은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개혁에 대한 불감증 내지 거부감으로 힘을 이뤄 결국 주민들의 기대치는 거의 배려되지 못했다.
서천군의 장래를 생각하면 지금 이 시기는 아주 중요하다. 국가 전체적으로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서천군은 더 이상 낙후의 굴레에 묶이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외부적으로는 군 발전의 계기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등 나소열 군수가 맡고 있는 시대적 책임은 실로 크다. 이러한 상황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인사가 중요하다.
조직이나 사회가 발전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합리적 지배 구조의 형성이며 그러기에 이번 인사에 대해 군민과 공직사회가 갖는 느낌이 향후 어떻게 표출될 것인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일 게다.
만일 이번 인사에 대해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와 협력의 자세를 지니지 못하는 등 서천군을 위한 동기가 형성되지 않으면 자원이나 물적 기반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노력과 능력에 맞게 승진과 보상이 결정되어야 동기 부여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는 기본적인 인사 원칙이다. 그러기에 배분과 배려에 의한 인사는 조직원의 동기를 제고시키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조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사는 끝이 났지만 나군수가 고집했던 인사원칙을 살리기 위한 사색(思索)의 시간을 좀 더 가졌더라면 왠지 모를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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