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이 둘인데…누구한테 물어보지?
담임이 둘인데…누구한테 물어보지?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2.03.30 14:59
  • 호수 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수담임제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혼란
책임·업무범위 애매모호…서로 눈치만

중학교 2학년 학급에 우선 도입돼 시행중인 복수담임제가 학생을 비롯한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 혼란만 야기하며 본래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수담임제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한 학급당 2명의 담임을 둬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올해부터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있다.


지역학교들의 경우 서천중학교는 담임교사를 남자교사와 여자교사로 구성해 엄격한 생활지도는 남자교사가, 세세한 학급운영은 여자교사가 맡기로 했고 장항중학교는 한 명은 일반적인 학급운영, 생활·복장지도 등을 맡고 다른 한 명은 행사, 학적관리, 행정업무, 자율활동 지도 등을 맡기로 하는 등 학교별로 사정에 따라 다르게 업무를 분담키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복수담임제는 일선교육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기반 조성 없이 성급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혼란과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충남지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생지도와 행정업무로 나눠 맡는다거나 홀수 번호 학생과 짝수 번호 학생을 나눠 담당하는 등 학교마다 다르게 운영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

업무를 나누고 있긴 하지만 교육활동이 무 자르듯 나눌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두 명의 담임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눈치만 보게 되는 상황을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조퇴를 하려면 어떤 담임을 찾아가야할 지 모르겠다”며 난처해하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자녀에 대해 누구와 상담해야 하는지 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농어촌지역 학교의 경우 교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 교사의 담임화로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것 뿐 아니라 담임을 맡을 교사를 정하는 것부터가 어려워 교무부장, 연구부장 등 보직교사가 담임을 겸직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 학년 시행은 아예 불가능하다. 또 보직교사를 담임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이에 따르는 담임수당을 실질적으로 모든 담임업무를 맡는 다른 교사에게 돌려주는 편법까지 이뤄지고 있으며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서천지회 이의상 지회장은 이와 관련해 “교사 확보 등 기반조성 없이 성급하게 복수담임제를 도입함에 따라 농어촌지역 학교 교사들의 업무를 가중시켜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부족해졌을 뿐만 아니라 담임수당과 관련한 여러 가지 편법 성행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정규직 교사정원을 늘려 비정규직 교사만 양산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학급 수를 늘리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