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교장들
침묵하는 교장들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2.05.21 13:19
  • 호수 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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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김종성 충청남도 교육감이 서천을 방문해 몇몇 학교의 교육 현장을 둘러본 후 지역내 교육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교육공동체 의견수렴회에 참석했다.
단 1시간으로 계획된 의견수렴회에서 30분은 홍남표 교육장의 교육지원청 주요업무계획 보고와 김 교육감의 인사말로 지나갔다. 그리고 김 교육감은 남은 시간 동안 지역내 교육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노라고 했다.
이날 개선점이나 건의사항을 발표한 사람은 7명. 그 중 학교를 대표하고 책임지고 있는 교장은 단 2명. 그리고 교감이 1명이었다. 감사하게도 한 전문순회상담교사가 지역내 학교부적응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위(Wee)센터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에는 초·중·고교 모두 통틀어 34개 학교가 있고 의견수렴회에 앞선 현장 방문에서 의견을 청취한 3개 학교를 뺀다고 해도 31개 학교다.
그런데 지역교육문제나 학교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개선을 요구한 교장과 교감이 단 3명이라는 것은 다른 학교들은 아무런 애로사항도 문제점도 없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3명의 교장과 교감이 건의한 3가지 말고는 더 이상 개선을 요구할 것이 없어서 중복을 피하기 위해 입을 닫고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건의사항에 대한 김 교육감의 답변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런 이유도 아닌 듯 했다.
지역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해석하진 않을 것 같다는 건 기자 한 사람만의 착각이었으면 싶다.


열악한 지역교육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어쩌면 개인적인 욕심이 개입됐다하더라도,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을 오가며 필요한 것을 확실하게 요구하는 ‘극성’스런 교장 선생님에게 더 호감을 갖고 기대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멍석을 깔아줘도 침묵하는 교장 선생님들은 알까 모르겠다.
30분이 아닌 1시간 전부를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내는 데 할애한다 해도 부족한, 논의와 토론의 장을 기대한 것은 기자의 지나친 욕심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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