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도 문제 있는데 의장을?
군의원도 문제 있는데 의장을?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6.04 13:30
  • 호수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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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란 바른 것이다. 공자가 정치를 일러 한 말이다.
조선 중기 율곡 이이는 유교의 통치 철학을 ‘성학집요(聖學輯要)’, 즉 ‘성인(聖人)의 학문’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이를 선조 임금에게 바치면서 임금이 스스로 마음을 닦고 수양을 하기를 요구했다. 이처럼 전통 사상에서도 정치의 역점은 도덕성의 수호에 있었다.


곧 있을 하반기 군의회 의장 선출을 두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말 주민들의 공동사업을 가로채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았던 군의원이 군의장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돌기 때문이다. 당시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그의 퇴진운동까지 벌인 바 있다.
그런 그가 경력이 가장 오래된 군의원임을 내세우며 또 다시 의장이 되려 한다니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군의회 의장이면 명실공히 군민을 대표한다 할 것이다. 이 밖에 의장에게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의정비 외에 별도의 업무추진비가 지급되며 출퇴근을 돕는 관용 차량까지 지급된다.
이 모두 군의원들이 정한 바이지만 도덕적으로 파탄선고를 받은 군의원이 의장이 되겠다고 나선 것을 보면 앞날이 우려스럽다.
군의회의 신뢰와 권위는 땅에 떨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는 집행부의 불신으로 이어지며 자칫하면 군정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군의회 의장은 군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고 서천군의회는 조례를 통해 재적의원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득표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관례를 보면 관행적으로 경력이 가장 많은 군의원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가뭄이 극심한 탓에 많은 주민들이 모내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민심은 여전히 군의회를 지켜보고 있다. 군의원들은 자신들을 뽑아준 주민들을 생각해 이번 의장선출에서는 그동안 지켜졌던 관행을 타파하고 도덕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흠결이 없는 사람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공직을 엄격하게 기능적으로 생각한다면, 중요한 것은 직무 수행의 능력이지 법률적으로 잘못이 없는 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정치 지형에서 여러번 진행된 청문회의 질문과 답변을 돌아보면 결국 공직자는 도덕적인 인간이어야 한다.


특히 오늘처럼 이 땅의 정치가 타락한 것은 공직자들이 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해 도덕성을 상실한 까닭이다.
깨끗한 정치가 더욱 절실한 이 때 뿔뿌리민주주의의 기반은 도덕성에 있다는 것을 군의원들 스스로 알고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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