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
  • 뉴스서천
  • 승인 2002.01.24 00:00
  • 호수 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게이트’가 난무하고 ‘나만 잘살면 그만이지’라는 아주 고약하고 인색한 요즘 세상에 정말 모처럼 청량제 같은 소식이 접해졌다.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서천수양관을 운영하고 있는 여목사 인숙환씨와 그 식구들. 그리고 수발을 받아야만 똥과 오줌마저 가누기가 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남모르게 도와주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지역에 많이 있다는 뉴스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낳은 자식조차 목졸라 죽이는 비정한 세상에 신앙심 하나로 알코올 중독자와 정신지체 장애자들을 자식처럼 부모처럼 섬기며 살고 있는 인 목사의 심성은 실로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이 시대 귀감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복지시설이 우리 지역에 있는가 조차 무관심하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오가며 선행을 했다는 사실이다.
우리 지역의 많은 교회신도들은 물론 반석의원, 서해병원, 신농씨한의원, 선동리 보건진료소 등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은 자신의 의술과 약, 또는 손수 가꾼 채소 한 포기로나마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세상 속에서 나와 내 가족들 돌보기 조차 힘들어 할 때 이들은 아무 말없이 어려운 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모습 속에서 실로 아직 우리 지역에 희망이 있음을 느낄 수 있어 반가움을 넘어서 고마움을 느낀다.
인 목사는 재작년 2월 남편 김몽집 목사와 함께 불우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겠다는 일념으로 평생 알뜰하게 모았던 2억여원의 재산을 모두 털어 시초면 선동초교 폐교를 매입한 후 그 곳에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집 ‘서천수양관’을 세운 후 지금까지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더구나 인 목사는 서천수양관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남편 김 목사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후 재정적 어려움과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신앙심에 의지한 채 스물 한 명의 알코올중독자와 정신지체장애자들을 돌보는데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같은 인 목사의 불우이웃에 대한 헌신은 ‘낮은 곳을 향하여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한다는 신앙인의 한사람으로도 대단하지만 여자로서 그 어려운 짐을 굿굿하게 감당해 가고 있는 모습은 인간적 모습에서 조차 우리 지역주민들의 사표(師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는 인 목사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듯 오늘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낮은 곳을 향해 가려는 겸손하고 아름다운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우리 지역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인심이 흉흉해지고 나만 잘살겠다는 이기주의가 판을 치면서 떡 한조각도 나누어 먹는다는 우리들의 훈훈한 인심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제2, 제3의 아름다운 일이 더 많이 일어나면서 지역민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