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원자력발전 안전한가
■ 기획/원자력발전 안전한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2.07.09 15:14
  • 호수 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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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태 이후 전세계 에너지정책 변화
원전 밀집도 1위 한국 원전 의존 정책 고수

지난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올해 3월 13일 정전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가동이 중단된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설계수명 30년을 넘긴 고리1호기의 재가동 결정을 두고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을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자연을 분석, 해부하려는 서양의 전통은 인지의 발달과 함께 분자, 원자의 세계로 들어갔다. 이들은 이 세상 모든 물질은 궁극적으로 92개의 원소로 된 것을 알아냈고 그 원소는 원자핵, 전자, 양성자, 그리고 1932년 영국의 과학자 채드윅은 중성자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들은 노벨물리학상을 받으며 찬사를 받았다.
이 중성자 발견 이후 이탈리아의 페르미는 중성자가 원자 속으로 들어가 핵분열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 노벨상을 받았고 아인슈타인은 핵분열 할 때의 에너지를 계산해냈다.


마침내 원자폭탄을 제조하겠다는 맨해탄 프로젝트, 총매니저 오펜하이머는 1945년 7월 16일 멕시코 접경 사막에서 핵실험에 성공, 이는 다음달 8월 5일 일본 나가사키에서 실전에 쓰이게 됐다.
원폭실험에 성공한 오펜하이머는 “나는 이 세계를 산산조각 낼 죽음의 신을 만들었다”며 후회했으나 이미 결과물은 프랑스의 피에르 조셉 푸르동이 그토록 거부했던 정치인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 정치인은 트루만 미국 대통령, 오펜하이머가 트루먼을 향해 “당신은 내 얼굴에 피를 묻혔다”며 반핵의 태도를 보이자 트루만은 “피가 묻은 건 내 얼굴이니 넌 상관마라”고 했다.


이후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며 원자력발전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전 세계 29개국에서 437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었다. 한국은 미국 104기, 프랑스 58기, 일본 54기, 러시아 32기에 이어 세계 5위의 원전 가동 국가이며 국토 면적당 시설 용량은 세계 1위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빨간 불을 끌 수 있는 기술은 아직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준위핵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는 방법은 여전히 세계어디에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못합니다. 100만년이 지나도 아직 10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게 남아있다면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렇게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불, 끌 수 없는 불, 독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이러한 불을 만들었다는 것은 에너지 기술을 만든 게 아닙니다. 인간이 만든 불이라면 끄고 싶을 때 끌 수 있어야죠. 원자력의 불은 마음대로 못하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이건 완전한 기술이기는커녕 인간이 의존할 기술도 아닙니다.”


위 글은 일본의 저명한 반핵운동가인 다카키 진자부로가 1992년 도쿄에서 진행한 강연의 일부이다.
1986년 냉각장치의 고장으로 원자로가 녹아내린 사고가 벌어진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는 후진국에서 벌어진 예외적인 사고일 뿐 이제는 기술이 향상되어 대형원전사고는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 원자력업계를 중심으로 높다. 그러나 구소련은 후진국이 아니었다. 세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고 인류 역사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과학국가였다.
체르노빌 사고에 앞서 1979년에 원자로 노심이 부분적으로 공기에 노출되고 연료봉의 50%가 바닥에 녹아 흘러내리는 사고는 선진국인 미국에서 일어났다. 미국은 스리마일 섬에서 일어난 이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소의 신규 발주가 중단되었다.


후쿠시마 원전 연쇄폭발로 전세계가 경악하고 있던 중 후쿠시마 원전 건설에 참여했던 한 일본인 현장감독의 글이 공개됐다. 이 글은 후쿠시마 원전 등은 부실공사 덩어리라며, ‘원전 안전신화’를 주장해온 일본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였는지 생생히 증언했다.
그는 “일본 원전은 설계도 우수하고, 이중, 삼중의 다중보호를 받고 있어서, 어디에서 고장이 발생해도 확실히 멈추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이것은 설계 단계까지의 이야기이다. 시공, 건설 단계에서 이상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다. 완벽한 시공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1999년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나타난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고장 및 사고로 인한 정지 건수는 고리, 영광, 월성, 울진 등에서 총 327건이었다. 이후에도 더 많은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2010 원자력안전백서에 다르면 2000~2009년 사이에 사고로 인한 총 정지 건수는 140건이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직후 유럽의 오스트리아에서는 완공한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가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대부분의 나라들이 건설 예정인 원자력발전소를 취소했다. 일본은 54기의 원전을 가동 중단했고 독일은 7기를 가동 중단, 2022년까지 완전 폐기하기로 했으며 스위스에서는 5기의 원전 모두를 2034년까지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한국은 영덕, 삼척 등지에 주민들 반대 속에 추가로 원전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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