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못잡는 군의회
갈피 못잡는 군의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7.23 15:01
  • 호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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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고민을 해결하는 최고의 의사결정 기구인 지방의회가 6대 후반기에 들어서며 흔들리고 있다. 대부분 신임 의장단 선출과 원구성을 둘러싸고 갈등과 반목이 주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의회에서는 의장이 여러 후보들에게 부의장직을 주겠다는 약속을 남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의장 불신임안을 내자 법정싸움으로 비화됐다.


아산시의회에서는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밀실합의로 제1당인 민주당을 따돌리고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3개의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는 등 정당사에서 보기드문 파행을 겪었다. 논산시의회에서는 의장 선출과정에서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됐다. 대전광역시 중구의회는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같은 민주당끼리 자리다툼을 벌이다 난투극으로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전·충남 지역뿐만 아니다. 충북 청주에서도 의장 선출 과정에서 첨예한 갈등을 겪다 상임위 구성을 두고 파행이 장기화 됐고 경기도 남양주시의회에서도 감투싸움이 벌어져 보름이 넘도록 원구성을 못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기초의회가 없다고 해서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정보 공개 청구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건전한 시민단체와 지역언론을 육성하여 이들이 활발히 활동하면 얼마든지 기초의회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기초의회를 유지하는 데 드는 엄청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 나아질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초의회 무용론’이 국민들 간에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와 유사한 일들이 서천군에서도 벌어졌고 의원들간의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천군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지역의 여러 기관에 인사를 하러 다녔는데 함께 다니지 않고 제각각 별도의 행보를 했다는 것이다. 또한 군의회는 여성단체들의 잇단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간의 문제’라며 군의회의 공식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갈피를 못잡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군의회 의장이 동료 의원들과는 상의도 없이 군의회 의장 이름으로 군청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도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서천군의회 누리집을 보면 “서천군의회는 서천군의 중요한 정책사항에 대하여 서천군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서천군 의원들이 의회 회의를 통하여 결정)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되어 있다.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서천군의 주민부담에 관한 사항, 조례제정, 단체운영 등 우리군의 전반적인 정책을 심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지방재정이나 축내고 선심성 예산을 나눠갖고, 잇권에 개입하고, 실속 없는 유람성 해외연수나 다녀오고, 갈등과 반목을 양산한다면 이는 지역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일로 이어진다. 이제부터라도 성실하게 군민을 대변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을 다하여 기초의회 무용론을 불식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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