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군산
가깝고도 먼 군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8.13 11:00
  • 호수 6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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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문동신 군산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군산시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해양매립지 개발을 두고 이를 반대해온 서천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천과 군산이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같이해온 공동체임을 밝히면서도 서천은 진포구 대첩, 하굿둑 해수유통, 엘엔지복화화력발전소 등의 문제로 사사건건 군산시의 발목을 잡아왔으며 또다시 해양매립지를 두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금강하구의 생태계를 되살려 공생의 길을 모색하자는 서천군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도저히 접점이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부와 군산시, 서천군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해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 천만 다행이다.
예로부터 산줄기는 사람을 가르고 물줄기는 사람을 모이게 했다. 그래서 하나의 물줄기를 같이 사용하는 지역을 ‘동(同)’이라 불렀다. 금강하구를 중심으로 민초들이 모여 서로 왕래하며 문화를 꽃피워 나간 흔적을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말씨가 같다. 서천사람들 대부분은 서울에 가면 전라도 사람으로 오인받고 군산사람들은 충청도 사람으로 오인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주민들의 생활은 강을 사이에 두었지만 서로의 이익을 위해 왕래하며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한 것이 지난 역사이다. 그러나 통치자의 입장은 다르다. 강을 경계로 행정구역을 본격적으로 나눈 것은 조선조 태종 대에 이르러서였다고 한다. 민초들의 삶을 분산시켜 통치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일제시대에 더욱 심화되었다. 하나의 문화권이자 생활권이었던 고군산군도의 뭍섬들을 전남 지도군과 전북 군산시로 나눈 것이 그 예이다.


이러한 통치력이 지배적으로 작용해서인지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고 있는 요즘에도 각 지자체의 정책 방향이 달라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서천군과 군산시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천군이 추구하는 정책은 강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자는 것이고 군산시는 수리적 기능을 더 중시하겠다는 생각으로 비친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군산시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생태적 기능을 살리지 않으면 수리적 기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경기도의 시화호와 화성호에서, 충남 당진의 석문호에서, 서산의 간월호와 부남호에서, 그리고 전남의 영산호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서천군이 제시하는 내용에는 수리적 기능도 함께 살리는 것이어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제안하는 바이다. 정부와 두 자치체 뿐만이 아니라 양측의 시민단체도 참여해 금강하구에 대한 문제를 토론해보자는 것이다. 이야말로 가깝고도 먼 군산, 서천이 아니라 양측의 주민들이 상생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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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2012-08-25 16:33:43
정론 입니다 참으로 이치와 사리가 분명학 반듯한 논리 입니다
한참만에 좋은기사 처음 대하고우리서천지역 신문에도 이런 인재가 있다는 것은
서천 발전의 무궁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고 그간의 편향적 기사도 상쇄 됩니다
편집기자님 건강하시고 계속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