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토목공사
선거와 토목공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12.03 13:30
  • 호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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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토목공사는 대부분 지역개발을 미끼로 한 정치꾼들의 선거공약에서 비롯되었다. 이 가운데 대선 공약 차원에서 수천억원씩 들어가는 굵직한 공사가 비행기가 뜨고내리는 공항건설 사업이었다.
3567억원이 들어간 양양공항 역시 강원도 동해안 관광지를 국제규모로 개발한다는 취지의 대선공약으로 건설을 시작하여 동북아의 또 다른 허브(Hubㆍ중추)공항이라는 꿈을 안고 2001년 4월 개장하였다. 그러나 항공기 이착륙료, 계류장 사용료 등 각종 수입을 모두 합해도 한달간 벌어들이는 돈이 2500만원선에 불과 월 3000여만원에 달하는 전기요금도 감당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380여억원을 들여 기존의 청사를 증축하여 6년의 공사 끝에 2002년 12월 말 개항한 경북 예천공항은 개항 이후 하루 한편이던 예천∼제주 노선마저 2003년 11월 비수기를 맞아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전북의 김제공항은 ‘전북발전을 앞당길 국책사업’이라며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을 거치면서 탄생하여 부지 매입까지 마쳤지만 타당성이 없다는 반대 여론에 밀려 중단됐다.


또 다시 대선을 맞아 이러한 대형 토목공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전과 세종, 충남ㆍ북 시ㆍ도 지사들이 대선주자들에게 제시한 공약은 세종시 육성, 도청이전특별법 개정, 청주국제공항 경쟁력 강화 추진, 보령~울진 간 고속도로 건설, 서울~세종(제2경부) 고속도로 조기 건설, 충청권 철도 조기 착공, 충청 기호유교문화권 종합개발, 충청권 국방과학산업 클러스터 조성, 충청권 레이저 응용기술 산업기반 구축, 대전~세종~강원권 연결 고속화도로 건설 등으로 굵직한 토목공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직도 개발독재 시대에 국민의 머릿속에 각인됐던 개발 이데올로기가 남아있는 것이다. 앞으로 세상은 과거처럼 성장일변도로 치닫지 않는다. 주된 에너지인 석유가 이미 감산체제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성장을 대전제로 하는 현행의 경제시스템 자체는 앞으로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조만간 종식될 것이라는 것은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지금 지구 자원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어가고 있고, 그동안 증산을 계속해왔던 식량생산도 곧 역전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세계인구도 언제까지나 불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1972년도에 ‘성장의 한계’라는 책을 낸 미국 엠아이티 교수들은 2030년부터 세계 인구가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산업국가들에서는 얼마 안 가서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가장 낮다. 세계인구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기 전에 한국의 인구가 먼저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이제부터의 세상은 더 이상 소비가 미덕인 사회가 아니다. 지역내에서 생산한 것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며 소박한 삶을 사는 것이 미덕이다. 농업도시인 서천은 이러한 생활을 하기에 아주 유리하다. 유권자가 깨어 있어야 정치권을 바꿀 수 있다. 정치인들의 토목공사 위주의 공약을 꼼꼼히 뜯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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