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정
여 정
  • 뉴스서천
  • 승인 2002.01.10 00:00
  • 호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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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자/ 서천읍 사곡리

새벽잠 깨어 골목길 나설 때
어젯밤 그 달님
밤새 구름의 성화에 해쓱해졌네
남산골 산모퉁이 접어들 때
앙칼진 소나무 숲 달님을 숨기었네

저 멀리 아스라이 작은 불빛 하나
교회 종소리
때묻은 공책 찢어 종이배 접고
내 작은 고무신 꽃잎 얹어 배 띄울 때
심술궂은 물방개 한 마리 종이배 비뚤거리고
내 작은 고무신 버림돌 됐었지

밤새 내린 진눈깨비 싸리문 덮일 때
공굴의 그 시냇가 아이들 재잘거림
이제는 까만 아스팔트길 덮여
내 아련한 추억 삼켜버렸네

떠오르는 태양의 찬란함도
세월의 뒤안길에서 지는 석양 맞이하고
성숙한 달님의 친구나 되어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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