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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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02.10 11:07
  • 호수 6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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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의 대안 슬로우푸드

지난 1월 중순경 전북 고창의 한 오리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해 250만 마리의 닭과 오리들이 ‘살처분’됐다고 한다. 구제역으로 인해 생매장된 돼지들에 이어 닭과 오리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끔찍한 매몰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공장식 축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과도한 육식을 탐하는 우리의 입을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슬로우푸드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슬로우푸드란 패스트푸드에 반대해서 나온 말이다. 일반적으로 패스트푸드하면 빠른 사회에 맞게끔 만들어져 공급되고 이용되는 햄버거, 샌드위치, 인스턴트 식품 등을 지칭한다. 이러한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무조건 빨리 먹어서 배만 채우는 식생활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경남대 김종덕 교수는 “자본주의 산물로 생산되는 음식(먹을거리) 모두가 패스트푸드”라고 말하고 있다. 즉 대규모 기업농이 산업화된 방식으로 생산한 곡물, 유전자 조작, 성장호르몬이 사용된 식재, 공장형으로 사육된 소, 돼지, 닭, 공장형 양식의 활어, 조립라인을 이용한 가공식품 생산 등이 모두 패스트푸드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패스트푸드를 이렇게 정의할 때 우리가 먹는 것 대부분이 패스트푸드라고 할 수 있으며 슬로우푸드(slow food)란 패스트푸드(fast food)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지역의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나 식품 그 자체, 식재료를 다시 검토하는 운동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음식은 우리의 생명, 건강, 학업, 정신활동에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음식의 소중함을 모르거나, 음식을 가치의 문제가 아닌 가격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패스트푸드가 가져온 병폐이다. 효율성에 기초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복지를 심대하게 침해한다. 닭은 갇혀 있고, 잠도 못자는 가운데 계란을 낳으며, 마블링은 소가 먹는 물과 운동의 양을 제한한 가운데 특정 사료에 의해 만들어진다. 또한 공장식 축산과 양식에는 질병 예방을 위해 엄청난 량의 항생제가 사용된다.


그러나 산업형 농업과 공장식 축산과 양식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장기 지속적일 수 없고, 다른 부문과 공생하지 않고, 갈등을 야기한다. 이것이 발전하여 조류독감과 살처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슬로푸드운동은 산업형 먹을거리 생산과는 달리 농민에 의한, 지역의 제철 먹을거리 생산을 추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현대음식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하고 음식을 전체론적 시각에서 보게 되며, 또한 음식을 가격의 문제가 가치의 문제로 생각게 함으로써 공장식 축산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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