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모시를 먹칠한 식권 남발
한산모시를 먹칠한 식권 남발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06.30 14:42
  • 호수 7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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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세모시는 우리 지역이 보유한 세계적인 자랑거리이다. 세계천연섬유로서의 1500년 전통도 그렇거니와 섬세한 직조 기술과 여러 공정을 거치는 동안 지역 공동체에 미치는 경제적 기능 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2011년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줄타기, 택견, 한산모시짜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이러한 한산모시와 관련한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는 한산모시문화제가 지난 21일부터 4일간 한산면 지현리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렸다. ‘천 오백년 한산모시, 세계로 비상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모시 문화제는 유망축제에서 우수축제로 승격된 후 열린 첫 번째 축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산모시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행사 추진측인 서천군에서 행사의 진행 편의를 위해 발행한 식권을 둘러싸고 추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군은 이번 행사에서 3900만원어치의 식권을 발행했다. 한 장에 6000원이므로 모두 6500장을 발행한 것이다. 식권 발해 매수에서부터 주먹구구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행사의 진행과 관련된 사람들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우선 발행 매수부터 면밀히 검토했어야 할 것이다. 어떤 근거로 이토록 많은 양을 발행했는지 추후에라도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군은 이렇게 발행한 식권을 무분별하게 배포했다. 군민들이 내는 세금을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한 것이다.

누구에게 얼마나 배부했는지도 확인해볼 일이다.

식권은 지방선거 당선자에게도 수십장씩 배부됐다.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해왔다고 말하는 것은 그동안 군민들을 얼마나 소홀하게 대해왔는지를 말해준다.

이들에게 수십장씩 배부된 식권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있는가. 심지어 한 군의원 당선자는 용도를 어기고 특산물 구입에 사용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하루 동안 40여장의 식권을 판매대금으로 받았다니 3900만원의 식권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아무 곳에서나 식권만 가져오면 다시 현금으로 교환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곱디고운 한산세모시를 기리는 자리가 이로써 엉망이 돼버렸다. 더욱 한심스런 일은 주민들을 섬기겠다고 외치며 지방선거에 나섰던 사람들이 당선되기가 무섭게 태도를 돌변하여 군민들의 혈세를 빨아먹으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주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이들을 감시해야 한다. 이번 ‘식권 사태’와 관련하여 군은 어던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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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섭 2014-07-08 07:53:41
매년 치뤄지는 저산팔읍길삼놀이 우리고장의 자랑임엔 틀립없습니다
사설에 언급한 식권문제 당연한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정작 저산팔읍길삼놀이에 4일 동안 5회에 걸쳐 참여 하고 있는 100여명의 출연진들에게는 한장의 식권도 배부되지 않았다니 그 행방이 묘연할 뿐입니다
출연진들에게는 매년주던 식권인데도 말입니다
누구를 위한행사인지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