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학교스포츠클럽 리그전
■기자수첩/학교스포츠클럽 리그전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5.06.08 17:35
  • 호수 7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0일 기자는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전을 취재하기 위해 서천중학교를 찾았다.
때마침 고등학생들이 학교별로 나누어 경기를 펼치던 중 학생들이 볼 다툼으로 인해 서로 뒤엉키자 한 학생이 넘어지며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간혹 동호인들 사이에서 실랑이에 욕설까지 해대던 모습을 보았던 터라 “학생들이 분에 못 이겨 혹시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의외의 장면이 목격됐다.

비전고 학생이 넘어진 서천고학생의 손을 잡으며 “죄송합니다. 많이 다치셨어요?”라며 걱정 어린 눈으로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경기가 끝나는 내내 부딪치고 넘어져도 싸우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청소년들이 바라는 진정한 행복이 저런 것 아닐까?”라는 고민도 갖게 됐다.

이어 실내체육관에 들어서니 생활체육 강사가 취재기자를 보며 속상한 속내를 털어 놓는다.
한 교사가 “공부해야할 시기에 이런 것을 왜하느냐? 수업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따로 빼내는데 눈치를 봐야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생활체육 강사는 “우리는 힘들어도 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의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 사기가 떨어진다”는 말에 대한민국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공부만을 강요하는지 새삼 느끼게 됐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을 시켰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되고 스포츠 활동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엘리트체육을 보고자란 우리 부모들은 “사회에 나가서 해먹을게 없다. 앉아서 편히 공부만 하지 뭣 하러 힘든 운동을 하냐? 우리 애는 힘든 운동을 절대 안 시키겠다.”며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어느 교사가 바쁜 업무를 감당하며 학생들에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체육활동을 시키겠는가?

스포츠 강대국 미국은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생활체육을 지향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사회인들이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이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를 통해 스포츠를 접하고 있다.

학생들은 생활체육을 통해 스포츠를 접하고 이를 통해 재능이 있는 학생은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엘리트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고 한다.

간혹, 경기로 인해 학교 수업에 빠지게 되더라도 리포트나 시험 등을 통해 그 날의 학습 분량을 마쳐야 하고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해도 학점을 따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다. 세계 100대 대학들이 즐비한 미국이 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을 권장하고 지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스포츠를 통해 육체적·정신적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동시에 인내심과 지구력을 기르고 승부의 세계에서 경쟁하는 법, 단체 활동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과정, 좌절을 극복하고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 등을 스포츠를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내 자녀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공부만 시켜야 하는지? 학교는 학생들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학창시절을 보내기 위해 교실 안에서의 수업만 강요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