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는 곳 고향!
꿈에도 그리는 곳 고향!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5.07.25 11:57
  • 호수 7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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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설레는 모국 친정나들이’ 5가정 선정
김재현 이사장 업무추진비 반납, 지원 사업 탄력
▲ ‘설레는 모국 친정나들이’에 선정된 5가정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 같은 곳! 그리고 아버지의 듬직한 등처럼 늘 나를 반겨주는 곳!
누구나 그리워하는 고향! 얼마나 가고 싶고 그리우면 꿈에서라도 그리는 그리운 고향일까?
요즘이야 교통의 발달로 인해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곳이 고향이지만 사무치게 그리워도 가지 못하고 매일 밤 베개에 눈물 적시며 꿈속에서 고향을 그리는 이들이 바로 머나먼 한국으로 시집 온 이주여성들이다.
풍요로운 삶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 마음 착한 아가씨가 아이를 낳고 시부모를 봉양하며 각박한 한국생활에 적응한지 십 수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병드시고 사랑하는 동생이 시집을 간다고 해도 발만 동동 구르며 차마 가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이주여성들에게 얼마 전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서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모국방문 지원사업인 ‘설레는 모국 친정나들이’를 통해 지역 내 5가정을 선정, 모국 방문의 기회를 주게 된 것이다.
서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번 사업을 통해 4가정을 선정했고 농협후원으로 1가정이 더 선정되어 총 5가정에게 친정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올 왕복항공권과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번 ‘설레는 모국 친정나들이’ 지원 사업은 윤정사회복지재단 김재현 이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정이 열악해 지난 2012년 이후 3년 동안 진행되지 못하다 이주여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된 김재현 이사장은 업무추진비를 전액 반납하면서 모국방문 지원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서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 6월 8일부터 신청자를 모집해 심사기준에 맞는 대상자 4가정(베트남 레티도안·보빛녹 가정, 중국 이혜리 가정, 일본의 마에기기요꼬 가정)을 선발했다.
또한 농협재단의 농촌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위한 업무협조 요청을 받게 되어 센터 내 내부 회의를 거쳐 지원조건에 맞는 1가정(중국의 쑨리룽 가정)을 추천, 4월 15일 추천가정 대상자를 확정 통보받게 됐다.
이로써 올해 서천군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 모국방문 지원 사업에 총 5가정이 꿈에 그리던 모국 친정 나들이를 통해 고향땅을 밟게 됐다.
우선 베트남에서 시집온 레티도안씨는 지난 2013년 친정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을 때 고향을 다녀온 이후 홀로 계신 아버지와 고향을 그리며 살던 중 다문화센터의 모국방문 신청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되었다.
고향에 어머니가 계시냐는 센터장의 질문에 레티도안은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님 홀로 계시는데 잘 돌봐드리지도 못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마침 어머니의 제사 기간이 되어 친정에 가서 제사도 보고 아버님 살아계실 때 한번이라고 더 찾아뵙고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지 8년이 된 보빛녹씨는 “그동안 바쁜 사회생활로 고향을 가지 못했는데 마침 올해 친정아버지 회갑을 맞이해서 이번 기회에 꼭 모국 친정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해달라”며 “다녀와서는 더욱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6년 동안 고향을 가지 못한 중국의 이혜리씨는 “솔직히 그동안 경제가 어려워 고향이 그리운 것도 참고 살았다”며 “오자마자 애기 낳고 남편 혼자서 돈 벌어서 세 식구가 살다보니 아빠가 돌아가셨는데도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고향이 너무 그리워 중국식당도 가봤지만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기에는 한없이 부족했고 이제는 남동생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너무 보고 싶다”며 “그리운 동생과 가족이 너무 보고 싶고 고향의 음식도 너무 먹고 싶다”고 말했다.
20년 전 일본에서 시집온 마에기 기요꼬씨는 “5년 전 친정아버지께서 뇌졸중으로 돌아가셨을 때 다녀 온 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쉽게 가지 못했다”며 “80세이신 어머님이 아직 건강할 때 아이들 데리고 한번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천군청 구남신 사회복지실장은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의 업무추진비까지 반납하며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진행한 다문화센터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군에서도 다문화가정과 결혼이주여성을 위해서 더욱 관심을 갖고 모국방문 사업에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김재현 센터장은 “이번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계기로 해마다 대상 가정을 늘려 운영할 계획”이라며 “결혼이주여성들이 외롭고 힘든 타향살이의 서글픔을 해소하고 친정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갖고 올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역 내 300여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은 농·어촌지역 특성상 생활수준의 7~80%가 중하위권 이하이다.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들은 가계생계와 생활의 어려움으로 한국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보다는 직장생활을 하며 가계를 책임지고 살아가가고 있고 모국방문은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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